심근경색 예방과 치료

고혈압·당뇨병·흡연 등이 위험인자
환자 수 5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

증상 2시간 내 혈관 뚫는 시술 시도
높은 생존·성공률, 흉터도 안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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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황병희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초기 대응이 늦으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후유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지난해 국내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심근경색은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으로, 병원 도착 전 사망률이 50%에 달할 만큼 매우 치명적이다. 흔히 심근경색을 '돌연사의 주범'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근경색이 한 번 발생하면 적극적인 치료에도 사망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빠르게 치료에 임해야 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황병희 교수는 "심근경색은 발견 시기가 생명으로 직결되고 후유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고혈압, 당뇨병, 비만, 잦은 흡연·음주 등 심근경색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을 경우, 평소 의심 증상을 유심히 살피고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병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환자 12만명… 사망자 수 OECD 평균 웃돌아

심근경색은 혈관의 빠른 수축과 혈전증 등으로 인해 심장에 산소·영양 공급이 줄면서 발생한다.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 성분이 체내 축적되는 동맥 경화증이 주요 원인으로, 혈관 내 지방질이 쌓이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관이 좁아져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긴다. 심한 경우 혈관이 완전히 막혀 사망에 이르게 된다. 실제 돌연사의 원인인 급성 심근경색은 초기 사망률이 30%에 육박하며, 병원 도착·치료 후 사망률 역시 5~10%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12만2231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5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국내 심근경색 사망률의 경우 OECD 가입국 평균(6.9%)을 웃도는 9.6%를 기록 중이다. 매년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예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나 경각심은 미흡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황병희 교수는 "혈관이 막혀 전신에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여러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며 "뇌 쪽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할 경우 순식간에 뇌사로 이어져, 회복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생명으로 직결되는 심근경색, 빠른 검사·치료가 관건

심근경색은 생명과 직결된 질환인 만큼 빠른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갑작스런 흉통, 호흡곤란과 함께 식은땀을 흘리는 등 의심 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검사를 통해 심전도와 심장효소수치 등을 파악한다. 이후 관상동맥 내 병변 위치·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관상동맥 조영술을 응급으로 시행하며, 스텐트 또는 카테터를 활용한 관상동맥중재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뚫는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증상 발생 후 두 시간 이내에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아야 한다.


환자 상태와 진단 결과 등에 따라서는 ▲혈전용해제 ▲베타 차단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억제제 ▲항혈소판제 ▲지질강하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시술보다 비교적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황 교수는 "혈관이 완전히 막힌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응급 시술을 해야 한다"며 "부분적으로 막힌 경우 약간의 여유는 있으나, 이 역시 최대한 빨리 시술해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약물 스텐트,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아

관상동맥중재술이란 팔 또는 다리 혈관을 통해 심장에 접근해 좁아지거나 막힌 심장 혈관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성공률이 높은 데다 수술과 달리 가슴에 흉터를 남기지 않고 치료 기간 또한 짧아, 치료 효과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모두 장점을 갖고 있다.

심근경색 치료에 시행되는 관상동맥중재술에는 풍선이 달린 카테터를 삽입해 막힌 혈관 벽을 압착·확장시키는 '관상동맥 풍선확장술'과 금속으로 구성된 스텐트로 동맥 내부를 확장한 뒤 혈관 벽을 지지하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이 있다.

최근 치료에 있어서는 혈관 재협착과 혈전 발생을 방지하는 '약물 방출형 스텐트(DES)'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약물 방출형 스텐트는 스텐트에 특수 약물 처리가 돼있어,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뚫어주고 지탱하는 동시에, 혈관이 다시 막히는 것을 막는 효과 또한 볼 수 있다. 일반 금속 스텐트의 '시술 후 6~9개월 내 관상동맥조영술 상 재협착률'이 20~30% 수준이라면, 최근 사용되는 약물 방출형 스텐트는 재협착률이 5% 정도에 불과하다.

황병희 교수는 "과거에 비하면 스텐트 시술 기구·기술이 크게 발전했고, 현재도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며 "기술 발전과 함께 응급의료체계 또한 개선되면서 전보다 심근경색 환자의 예후 역시 좋아지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술 후에도 꾸준한 재활치료와 생활 전반에 걸친 건강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