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건선, 피부병 아닌 '전신질환'… 생물학적 치료제 등 '무기' 많아져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면역 체계 이상이 원인, 전신 영향 미쳐 관절염·당뇨·지방간·고혈압 위험 껑충 바르는 약·광선 치료·먹는 약으로 조절 최신 생물학적 제제 '인터루킨 억제제' 증상 90% 이상 개선, 효과 월등히 좋아 과거 치료 포기 환자, 호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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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끝나면 혹시 각질이 떨어진 건 아닌지 매번 마지막에 일어서고, 살펴봐요."

대학생 김씨(23)는 수능이 끝나고 발병한 건선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팔꿈치부터 손목 부근까지 붉고 딱딱하게 올라온 병변에 두꺼운 은백색 각질이 붙어있어 여름에도 반팔은 피한다. 관리를 잘해 사라져도 매년 겨울이면 재발한다.

이렇듯 외부에서 증상이 보이는 건선은 정신적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관절염, 고혈압, 당뇨 등 신체적 합병증도 유발하는 전신질환이다. 제대로 치료받는 게 매우 중요하지만, 건선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적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편견 지대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세계건선협회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Psoriasis Associations, IFPA)이 지정한 건선의 날(10월 29일)을 맞아 지금까지 발전해온 치료법에 대해 서울대병원 피부과 조성진 교수에게 물어봤다.

◇건선, 면역 시스템 이상으로 생겨

치료법은 해당 질환의 명확한 기전을 기반으로 발전한다. 조성진 교수는 "건선 발병 기전이 최근 10~ 20년 사이 많이 밝혀졌다"며 "면역 단백질인 인터루킨 17과 이 물질을 분비하도록 하는 도움T-17세포, 인터루킨 23이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물질이라는 것이 알려져, 이 물질을 조절하는 것이 건선 치료의 핵심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면역학적 이상으로 일어나는 건선은 피부에 높이가 느껴질 정도로 솟은 판 형태에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건선을 단순 피부병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건선 환자는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고혈압 등의 발병 소지가 일반인보다 1.5~2배 정도 높다. 건선 관절염은 동반 질환이라 불릴 정도로 건선 환자에서 유병률이 높다. 건선 환자 10명 중 1명에게 건선 관절염이 나타난다.

◇동반 질환 '건선 관절염', 한 번 나빠지면 회복 안 돼

피부에 생기는 건선 병변은 만성화가 돼도 관리에 따라 좋아졌다 재발하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건선 관절염은 관절을 파괴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치료를 잘해도 나빠지는 과정을 더디게 하거나 멈추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 빠르게 알아채고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건선 관절염은 손가락, 척추, 발뒤꿈치·팔꿈치·무릎·손목 등 인대가 닿는 자리 등에 잘 생긴다. 특히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위는 손가락으로, 건선 환자 중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잘 붓거나 ▲손가락에 뻐근함이 느껴지거나 ▲손가락 전체가 소시지처럼 부었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특히 건선으로 손발톱 변형이 일어난 환자에서 관절염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진 교수는 "여러 가설이 있는데, 손톱 바로 밑이 손가락뼈고 그 뒤 관절이 있는 등 모든 것들이 매우 좁은 부위에 모여 있어서 염증성 병변이 서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증도 따라 치료법 달라져

건선 치료는 증상에 따라 나뉜다. 크게 바르는 약, 광선 치료, 경구 약, 생물학적 제제로 나눌 수 있다. 환자가 경증이고, 건선 침범 부위가 넓지 않다면 스테로이드나 비타민D 등의 도포제를 사용한다. 바르는 약만으로 치료가 잘 안 되거나, 범위가 너무 넓다면 전신 치료 효과가 있는 광선 치료를 한다. 광선 치료는 건선 치료에 효과가 있는 특정 파장대의 자외선을 반복적으로 쪼여 면역 상태를 조절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전체적인 면역 상태를 조절하는 경구 약을 사용한다. 그렇게 해도 치료가 잘 듣지 않거나, 경구 약으로 간에 부담이 크다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앞서 언급한 세 치료와 비교했을 때 효과가 월등하게 좋다. 최신 생물학적 제제인 인터루킨 억제제는 건선 증상 90% 이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올해 초 국내에서 발표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 치료는 다른 약제를 복용했을 때보다 심혈관계 합병증 발병률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증도 환자에게만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조성진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가 나오면서 건선 치료 성적 목표 자체가 높아졌다"며 "예전에 치료를 시도했다 포기한 중증 건선 환자라면 지금 다시 치료를 받았을 때 건선을 훨씬 깨끗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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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조성진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인터뷰

"꾸준한 관리로 일상 되찾을 수 있어… 건선, 포기 마세요"


건선을 난치병으로 보는 시각이 만연하다. 툭하면 재발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조성진 교수는 "관리만 꾸준히 하면 충분히 완치와 같게 살아갈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고, 건선을 유발하는 요인을 피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건선을 유발하는 환경 요인으로는 춥고 건조한 날씨를 들 수 있다. 가을·겨울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실내에서는 습도와 온도 조절을 잘 해야 한다. 담배, 비만도 건선을 악화시킨다. 금연해야 하고 영양 성분이 골고루 들어간 식단을 먹으며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피부 손상도 건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피부가 다칠 수 있는 위험한 활동은 줄이고, 목욕할 때도 때를 미는 행위는 금해야 한다. 조성진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라며 "생각보다 더 많은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아 증상이 나빠지기에 평소 잠을 푹 자고, 적당한 운동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