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염

"건선, 꾸준히 돌봐야 할 전신질환… 생물학적 치료제로 중증도 90% 낮춰"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헬스 톡톡] 최용범 대한건선학회장 자가면역질환으로 피부 증상 넘어 관절염·당뇨·고지혈증 등 합병증 광선치료·면역조절제 안 듣거나 부작용 우려 땐 생물학적 제제 사용 인터루킨-17, 억제 기전 가장 확실 재발 예방하려면 각질 뜯기 '금물' 건선 연구·치료 수준, 빠르게 발전 민간요법 의존 말고 의학적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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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선학회장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가 환자 사진을 보여주며 건선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건선 환자는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 대비 2배 정도 높다. 피부가 붉어지고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피부질환인 건선은 겉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피부를 넘어 관절염, 당뇨, 고지혈증 등 다양한 합병증까지 유발한다. 다행히 치료법 개발로 중증 환자도 90% 이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대한건선학회장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건선은 어떤 질환인가?

"건선은 'Th17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발현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두꺼워진 피부에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두피,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마찰이 많거나 피부 외상이 많은 부위에 생긴다. 얼굴은 햇빛을 많이 받기 때문에 덜 생긴다. 건선 환자 10명 중 1명은 피부뿐 아니라 관절에도 Th17 과다 반응이 나타나 건선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혈관에 염증을 유발해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비만, 당뇨 등 대사증후군에도 영향을 준다. 또 건선은 젊은 환자가 많은데 노출되는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건선의 대표 동반 질환인 건선성 관절염은 어떤 질환인가?

"건선성 관절염은 일반적으로 관절에 피로, 통증, 부기, 강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관절에 영구적인 손상과 장애를 입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 건선성 관절염 특징으로는 조조 강직이 있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밤에 통증이 오지만, 건선성 관절염은 아침에 불편하다가 활동을 하면 좀 나아진다. 증상이 척추를 침범해 허리가 아플 수도 있고, 손발가락 같은 말단 관절을 침범해 붓고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건선 환자 중 손발톱이 파이는 등 변형이 심하다면 건선성 관절염이 생길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 있기에 이 경우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건선성 관절염은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비슷해 혼동되기 쉬운데, 피부 증상이 있다면 건선성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혈액검사로 류머티즘 인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건선이 미치는 영향을 보니, 의학적 치료가 중요할 것 같다. 치료법은?

"중증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증상이 가볍다면 바르는 약치료를 먼저 진행하고, 효과가 없으면 광선치료를 진행한다. 광선치료는 임산부와 소아도 치료할 수 있다. 심각도가 높으면 사이클로스포린, MTX 등 면역조절제를 복용하게 된다. 거의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지만, 약을 장기간 먹게 되면 간·신장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다른 치료법이 듣지 않거나 중증 환자라면 인터루킨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효과가 훨씬 좋고, 간편하고, 면역조절제 복용 대비 독성도 적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신약이라 10~20년 이후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들로는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보고된다. 인터루킨 억제제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세쿠키누맙, 익세키주맙) ▲인터루킨-23 억제제(구셀쿠맙, 리산키주맙) ▲인터루킨-12/23 억제제(우스테키누맙) 등이 있다."

―인터루킨 억제제 세 종류는 어떤 차이가 있나?

"인터루킨-17이 Th17 과다 발현에 관여해 염증을 일으킨다. 인터루킨-17을 바로 억제하는 게 인터루킨-17A 억제제다. 인터루킨-23은 인터루킨-17을 발생시키는데 17 대신 23을 억제해서 치료하는 제제가 인터루킨-23 억제제다. 인터루킨-12/23 억제제는 예전에 나온 약으로, 23을 억제하는 동시에 12를 같이 억제한다. 건선과 크게 관련이 없는 인터루킨-12까지 억제하기 때문에 지금은 사용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오래된 약이라 데이터가 많고 안전성이 입증돼 지금까지 많이 사용하고 있다. 기전적으로는 인터루킨-17 억제제가 가장 확실하지만, 인터루킨-23 억제제는 작용 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처방할 때는 건선 관절염이 있거나 합병증이 심하다면 인터루킨-17 억제제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작용이 긴 인터루킨-23 억제제 사용이 고려된다."

―인터루킨 억제제는 어떤 기준으로 사용되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사용된다. 먼저 광선치료와 면역조절제 복용을 각 3개월 동안 진행했음에도 효과가 없으면 산정 특례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기존 치료 방법을 오랜 기간 진행해서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다. 두 가지 모두 기존 치료를 충분히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건선 재발 방지를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우선 건선을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치료하며 조절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재발 방지를 위해 꼭 주의해야 할 점은 건선으로 인해 생긴 각질을 뜯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건선에 가장 안 좋은 것이 피부 외상인데 각질을 뜯는 과정이 피부 외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선 환자는 감기에 걸리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면역 체계가 활발히 작동하는데 이때 Th17도 함께 작동하기 때문이다. 잘 조절되던 건선 환자들도 감기 등 감염질환에 걸리면 악화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에 걸려 편도선이 붓고나서 건선이 처음 발생하는 환자도 많다. 손도 잘 씻어야 한다. 또 추운 날씨가 악화 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보습제를 잘 바르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대한건선학회도 질환 정보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한건선학회는 1997년 창립 이후 건선 분야의 연구증진, 환자 진료 개선 및 교육 활성화를 통해 건선 환자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왔다. 건선은 의학적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이나, 건선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로 인해 병원 진료를 멀리하고 자가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학회는 건선 환자들이 잘 치료받고 관리할 수 있도록 건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기 위한 활동들을 전개해오고 있다. '건선교실'을 통해 각 병원 건선 전문의의 건강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학회 홈페이지 운영 및 대한피부과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 출연 등 온라인 활동에 집중했다. 오는 세계 건선의 날(10월 29일)에도 유튜브 영상 제작, 기자 간담회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진단 기준과 관련해 학회 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게 있는지?

"사실 국내에서는 치료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지 않았다. 의료진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학회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한해 두는 것 자체가 학문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에서도 생물학적 제제 사용 환자가 5000명을 넘어서면서 충분한 자료가 쌓인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차츰 권고사항부터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

―코로나19 장기화 와중에 학회장을 맡으셨다. 계획과 포부를 말해달라.

"대한건선학회가 건선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들이 모인 학회인 만큼 건선 진료 수준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빠르게 발전되고 있는 건선 치료와 관련해 새로운 약에 대한 정보 공유, 질환 발병 기전에 대한 의료진 교육 등을 지속할 예정이다. 학회 차원에서 젊은 연구자들의 학술, 연구적인 부분도 지원할 예정이다. 건선 산정 특례 기준이 류머티즘 질환 등 다른 질환보다 더 엄격한 상황인 것에 대해서도 관련 단체와 협의해서 완화하려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보이는 부위에 유독 증상이 심한 환자는 산정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산정 특례를 받으려면 광선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를 받기 어려운 곳에 있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