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고환에 혈관 생기고 통증? '정계정맥류' 자가진단법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9/27 07:00
평소 고환을 자세히 들여다볼 일은 많지 않지만, 과거엔 보이지 않던 혈관이 튀어나온 듯한 기분이 든다면 자세히 살펴보자. '정계정맥류'라는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계정맥류는 고환 주변 혈액이 역류하면서 발생하는데, 열감·통증·불쾌감도 같이 느껴진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하면 남성 난임·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계정맥류는 대부분 고환 정맥의 판막에 선천적인 이상이 있어 생긴다.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는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한 곳에 고이는 '울혈' 현상이 나타난다. 울혈이 생기면 점점 정맥이 넓어지고, 구불구불 늘어지게 된다. 심하면 혈관 다발이 고환을 둘러싸면서 고환 기능을 퇴화시킨다. 실제 고환의 크기가 작아지는 경우도 있다.
고환 기능이 퇴화한다는 것은 곧 남성 난임이나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울혈 현상이 생기면 막힌 고환의 정맥에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정자의 수, 운동성, 형태 등 건강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환 한쪽이 당기거나 뻐근한 증상이 나타나는 등의 통증·불쾌감을 느끼는 것도 울혈로 인해 열이 발생하는 탓이다.
정계정맥류인지 아닌지는 자가진단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샤워 전에 배에 힘을 주고 자신의 고환 혈관을 만져보면 된다. 혹은 서 있을 때 음낭에서 포도송이처럼 울퉁불퉁한 정맥류가 보이거나 만져지면 정계정맥류를 의심해보자. 정계정맥류 때문에 생긴 고환 통증은 대부분 누우면 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정계정맥류는 해부학적인 문제로 발생하므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생 후에도 통증이 없거나, 정자 활동 저하 등 기능적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치료하지는 않는다. 치료가 필요할 땐 절개수술, 복강경수술, 경정맥색전술 등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