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의학칼럼] 성장기 십자인대 파열… 수술해도 될까?
박주상 주안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부장
입력 2021/08/31 10:25
얼마 전 강모(15)군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농구를 하다가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처음엔 심하게 다치지 않은 것 같아서 참아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걷기 어려워질 만큼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방문했다. 강군은 MRI 정밀검사 후 ‘전방십자인대파열’ 진단을 받았다. 강군의 아버지는 아직 성장 중인 아들의 치료가 걱정됐다. 성장기인 강군은 수술을 받아도 되는 것일까?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이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켜주고, 회전 운동에 있어서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이 앞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후방십자인대는 뒤로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주된 원인은 ▲빠른 속도로 뛰다가 갑자기 멈출 때 ▲갑자기 방향을 틀 때 ▲점프 후 착지할 때 ▲무릎에 과도한 충격과 회전력을 받을 때 등으로 인해 무릎이 꺾이면서 발생하게 된다.
십자인대파열은 인대가 심하게 파열됐거나 반월상 연골과 같은 주변 구조물들이 함께 손상됐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하지만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 수술보다는 재활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수술을 하게 되면 무릎뼈 사이에 터널을 만들어 십자인대를 고정하게 되는데, 이때 성장판이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판이 손상을 입게 되면 다리 길이가 차이 나거나 무릎이 자라면서 한쪽으로 휠 수 있다. 따라서 성장기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면 재활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성장이 끝난 뒤 파열된 십자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을 한다. 만약 십자인대파열과 더불어 반월상 연골이나 측부 인대까지 파열이 됐다면 십자인대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만 부분적으로 수술치료를 한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 방법으로는 무릎에 보조기를 차고 재활치료를 충분히 해가면서 회복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다. 처음 1주는 보조기를 차고 경과를 확인하며 휴식을 취해준다. 1~6주까지는 무릎 주위의 근육을 회복하고 늘리는 재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다음 6주~3개월까지는 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재활 운동을 꾸준히 진행하게 된다면 일상생활로 충분히 복귀할 수 있다.
주기적인 추적관찰과 재활치료를 병행하며 하면서 파열된 십자인대 수술 시기를 늦추는 것은 괜찮지만 무작정 파열된 십자인대를 방치하는 것은 무릎 건강에 안좋다. 퇴행성 관절염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릎을 다친 뒤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은 성장판 손상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할 때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경직된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또 운동할 땐 무리한 점프와 방향 전환을 자제해야 하며, 운동 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해야 한다. 평소 무릎 근력을 높여주는 운동도 병행하면 더욱 좋다.
십자인대를 보호하는운동
하프 스쿼트 운동
1.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30~40도 구부린 자세로 10~15초 동안 정지한다.
2. 이러한 동작을 10회씩 적당한 휴식과 함께 3번 반복한다.
3. 자세 유지가 어려운 사람은 벽에 기대고 하면 도움이 된다.
(* 이 칼럼은 주안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박주상 부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