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염이라고 하면 흔히 A형, B형, C형 간염을 떠올린다. 그러나 최근 급성 바이러스 간염을 일으키는 원인을 살펴보면 E형 간염의 비중이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매년 2000만 명이 E형 간염에 걸리고 그 중 330만 명(16.5%)이 증상을 동반한 급성 간염을 앓는다. 오는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E형 간염의 정체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E형 간염, 왜 생길까?
E형 간염은 E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에 의해 생기는 급성 간염이다.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 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할 경우에 감염되며, 일부에서는 수혈이나 혈액제제를 통한 감염 또는 모체로부터 태아로의 수직감염도 발생한다.
보통 잠복기는 2주~6주(평균 40일)이고, 피로,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나서 황달, 진한 색 소변, 회색 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임상적으로는 다른 급성 바이러스 간염과 구분되지 않아 혈청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률은 약 3% 정도로 낮지만, 임신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는 치명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E형 간염, 예방하려면?
E형 간염은 백신도 없고, 치료법도 정해진 것이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E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돼지, 사슴 등 가공 육류·육류는 충분히 익혀 먹고, 물도 끓여 마시는 게 좋다. 지역별 E형 간염 사례를 보면, 아시아·중남미·북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는 오염된 식수로 인해 E형 간염이 유행하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육류, 가공식품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멧돼지 담즙, 노루 생고기를 먹고 발병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항상 청결을 신경 써야 한다. E형 간염은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질환이라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만일 E형 간염이 확진된 경우라면, 환자는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하면 안 된다. 임신부·간질환자·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과도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