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유아 부모에게 아기 기초 예방접종은 하나의 큰 관문이다. 생후 12개월까지 맞춰야 할 예방접종은 14가지로 횟수는 총 30여 회에 이른다. 무엇보다 백신마다 맞춰야 할 시기가 정해져 있어, 부모 입장에서는 시간 확보도 필요하다. 부모들은 예방접종에 평균적으로 반나절 가량 시간을 쓰고, 직장인의 경우, 휴가를 내기도 한다. 또, 최근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이처럼 많은 백신을 맞아야 하는 아기와 시간을 내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부모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혼합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는 6가지 감염질환을 하나의 백신으로 예방하는 6가 혼합백신까지 등장했다.
◇6가 혼합백신, 내원 횟수 1.4회 줄여
가장 최신의 혼합백신인 6가 혼합백신은 총 6가지 질환을 하나의 백신으로 예방한다. 국내에는 1종의 6가 혼합백신(헥사심)이 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에 5가 혼합백신(펜탁심)이 포함돼 있는데, 예방 가능한 5가지 질환(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폴리오(소아마비) 및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에 의해 발생되는 침습성 질환)에 더해 B형 간염까지 예방한다. 6가 혼합백신은 생후 2, 4, 6개월에 3회 접종하는데, 기존 5가 혼합백신과 B형 간염을 각각 별도로 접종하는 것이 비해 접종 횟수를 최대 2회 감소시킨다.6가 혼합백신은 B형간염 단독 백신 접종 시기인 1개월, 6개월 접종을 혼합백신으로 대체하여 전체 내원 횟수를 줄인다.
지난 5월, ISPOR(국제약물경제성평가 및 성과연구학회)에서 발표된 ‘6가 혼합백신의 국가 필수예방접종 도입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6개월 이내 예방접종을 위한 의료기관 방문 횟수는 5가 혼합백신, 6가 혼합백신 각각 평균 6.6회, 5.2회로, 6가 혼합백신 사용 시 내원 횟수를 평균 1.4회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시간, 비용, 교통비 등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져
6가 혼합백신 사용에 따른 접종 횟수, 부모의 내원 횟수 감소는 사회 경제적 측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된 연구 결과에서 6가 혼합백신 접종 시, 약 332억 원의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가 확인되었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부모의 시간 절약’ 측면으로, 약 32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방접종을 위한 병원 방문 횟수에 따른 소요 시간, 시간당 임금 등을 시간 비용으로 환산한 결과이며, 이 밖에 내원에 필요한 교통비도 약 15억 원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접종횟수 감소는 비용적 측면 뿐 아니라, 접종 스케쥴의 간소화로 적기 접종률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독일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신의 가수가 증가할수록 적기 접종률이 높아졌고, 다양한 단독 및 혼합백신 중 6가 혼합백신의 적기 접종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가 혼합백신은 접종 횟수를 줄였지만 예방 효과는 기존 백신과 비슷하게 얻을 수 있다. 생후 B형 간염 백신을 접종 받은 영아를 대상으로 6가 혼합백신(헥사심) 접종군과 ‘5가 혼합백신+B형 간염 백신’ 접종군을 3회 접종 완료한 1개월 후, 면역원성을 비교·평가한 결과, 생후 2, 4, 6개월에 투여하는 헥사심 접종 스케쥴에서 면역원성의 비열등성과 유사한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대조군과 유사한 이상반응 발생률 및 대부분의 경우 자발적 해소를 보여 안전성 프로파일과 내약성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