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어릴 때 '이것'에 노출되면, 까칠한 성인 된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문수아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1/07/14 07:00
대기 납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자란 어린이는 성인기에 성실성과 친화력이 낮고 신경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증은 외부의 스트레스나 내적 갈등으로 인해 심리적 긴장이 나타나는 상태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정서가 불안정한 것을 말한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은 미국과 유럽에서 자란 150만 명 이상의 온라인 성격 설문지 답변을 바탕으로 대기 중 납 농도가 성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미국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이 제공한 과거 지역별 대기 납 농도 자료와 해당 지역에서 거주한 분석 대상자의 성격 설문지 답변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중 납 농도가 높은 미국 지역에서 자란 성인은 납 농도가 낮은 곳에서 자란 성인보다 쾌활하지 않고 비양심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의 경우 신경증 증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1970년에 제정된 대기오염방지법(Clean Air Act)이 성격 형성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기오염방지법이 제정된 이후 즉, 대기 납 농도가 감소한 후 태어난 분석 대상자는 그전에 태어난 사람보다 성인기에 더 상냥하고 양심적이며 덜 신경질적이었다.
연구의 저자인 테드 스와바는 "오늘날 대기의 납 농도는 과거보다 적지만 파이프, 표토, 지하수에는 여전히 납이 남아있다"며 "성격에 미치는 납의 부정적 영향이 생산성과 건강 및 장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지(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