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뚱뚱한 성인, 어릴 때 '이것'이 원인일 수도…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07 10:58
성인이 돼 비만을 겪는 사람이 많다. 각종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유·소년기 받은 심한 스트레스가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가 하버드대 연구팀과 함께 '임상내분비학·대사 저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소년기에 학대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특정 호르몬이 분비돼 성인이 돼서 비만이 될 위험이 높다.
연구에 따르면 어릴 때(18세 이전) 신체적·정신적·성적 학대를 심하게 받은 성인일수록 뚱뚱한 사람에게 많은 '렙틴'과 '이리신' 호르몬 수치가 높았다. 학대를 가장 심하게 받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렙틴은 평균 19.7ng/mL, 이리신은 42.5ng/mL 높았다.
렙틴은 식욕을 억제시키고,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이다. 이리신은 비만을 유발하는 나쁜 지방을 좋은 지방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들 호르몬은 정상 양으로 있으면 비만을 억제하지만, 과도하게 분비되면 렙틴과 이리신이 제 기능을 못해 뚱뚱해진다.
즉, 유·소년기때 받은 심한 학대가 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지고, 스트레스 증가가 호르몬 분비를 변화시켜 비만 발생을 유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유·소년기에 받은 스트레스가 성인이 됐을 때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발생 과정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적은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가 비만 발생에 관여하는 호르몬 분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