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어떤 약도 안듣는 '수퍼 임질균'… 젊은 여성 특히 주의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성병 유발 ‘임질균’ 내성 잘 만들어
국내서 조만간 발견될 것으로 예측
성관계 활발하면 꾸준한 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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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질균은 다른 성병균과 달리 끈질기게 항생제 내성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만큼이나 끈질긴 균이 있다. 그것도 성병을 유발하는 '임질균'이다. 임질균은 활발한 균의 특성상 자신을 죽이려는 항생제에 빠르게 대항해 내성을 만든다. 그 속도는 인간이 개발한 항생제를 모두 무력화할 정도다. 해외에서는 그 어떤 항생제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수퍼 임질균'이 등장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곧 국내에서도 수퍼 임질균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퍼 임질균이 등장하면 임질은 '불치병'이 되는 걸까?

◇끈질긴 임질균, 마지막 항생제까지 내성 만들어
수퍼 임질균을 이해하기 위해선 임질균의 특성부터 알아야 한다. 임질균은 매독 등 다른 성병균과 달리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항생제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내성'이라는 방어능력을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등장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임질균을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는 계속해서 변화해왔다. 현재 임질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는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인데, 이 계열 중에서도 먹는 약인 '세프포독심'에 대한 내성은 이미 생긴 상태다.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 이승주 교수는 "현재는 주사 형태의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세프트리악손'이 권장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다"며 "이 약도 듣지 않는 균이 생긴다면 더는 쓸 약이 없다"고 말했다.

세프트리악손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치료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 다른 항생제 중에서 임질균에 반응하는 항생제를 찾아 투여하면 된다. 쉬운 과정은 아니겠지만, 방법은 있다는 것. 실제 세프트리악손으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는 다른 감염 치료에도 사용되는 '아지트로마이신' 이라는 항생제를 투약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질균 표준 치료 항생제로 세프트리악손과 아지트로마이신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해외에서는 세프트리악손과 아지트로마이신 둘 다 듣지 않는 임질균이 등장했다. 수년 전 언론을 통해 발견되었다고 전해진 수퍼 임질균보다도 더 강력한 내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국내에선 이 수퍼 임질균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조만간 국내서도 발견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등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임질균 또한 내성 발생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내성 감시 체계 위원장을 맡았던 이승주 교수는 "전국 35개 비뇨의학과·산부인과와 협력해 임질균 환자의 검체를 수거해 조사하고 있는데, 아직 세프트리악손에 내성을 보이는 균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임질균의 유전자들을 분석한 결과, 외국에서 발생한 세프트리악손 내성 유전자와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곧 국내에도 세프트리악손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국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성관계 활발하면 꾸준한 검사를… 젊은 여성은 감염 취약
무섭게 항생제에 적응해 나가는 임질균에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걸까. 점점 치료하기 어려워지는 임질균이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되자, 의과학자들은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유럽임상미생물학회에서는 기존에 쓰이는 약들을 임질 치료용으로 적응증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국제 건강 및 열대 의학 릴리아나 로드리게스 박사 연구팀은 기존에 승인된 약 680개를 연구해 임질균 약물 후보로 57개의 후보 약물을 제시했다. 기존 약들의 적응증을 확대하기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적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임질균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연구자들의 노력만 기대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 수퍼 임질균 감염이 걱정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성관계를 할 때는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고, 활발한 성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성병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남성은 임질균에 감염되면 성기에서 고름이 나오는 등 증상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없더라도 불임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젊은 여성이라면 보다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승주 교수는 "임질균은 여성의 자궁경부를 통해 감염되는데, 젊은 여성은 감염에 취약한 '안쪽 자궁경부'가 비교적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 감염 위험이 더 크다"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26세 미만 여성이면서, 성생활이 활발하다면 1년에 한 번 성병 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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