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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물린 곳 침 발랐다… 봉와직염까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6/28 18:35
모기에 물린 가려움은 참기 어렵다. 속설이라도 찾게 된다. 대표적으로 모기 물린 곳에 침을 바르면 소독이 된다거나, 가려움증이 나아진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그럴까?
일시적으로 그런 효과가 있을 순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모기에 물렸을 때 가려운 건 산성을 띠는 모기의 독 때문인데 침은 알칼리성이라 모기의 독을 중화 시켜 자극을 줄 일 수 있다”며 “침에는 실제로 항균작용을 하는 물질도 포함하고 있어 모기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르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침에는 면역글로불린이라는 일종의 항체가 존재한다.
하지만, 침을 바르면 안 된다.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서희선 교수는 “구내염, 잇몸 질환 등이 없는 건강한 구강 위생을 지킨 사람의 침일 경우에만 미미한 효과를 볼 수 있어 침을 바르는 걸 추천하진 않는다”며 “구강 위생이 안 좋은 경우 침이 산성으로 변했을 수 있고 침에서 오히려 구강 세균이 나와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침 속에는 베일로넬라, 나이세리아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 350여 종의 세균이 ml당 1억 마리가량 살고 있다. 가려운 부위를 긁어 상처가 난 상태에서 침을 바르면 이 세균들이 피부 속으로 쉽게 침투하게 된다. 피하 조직에 세균이 침범하면서 화농성 염증 질환인 ‘봉와직염’이 생길 수 있다. 열감, 통증, 발진, 고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악화하면 합병증으로 피부 괴사, 패혈증, 화농 관절염까지 동반될 수 있다.
그럼 모기에 물려서 너무 가려울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무슨 일이 있어도 긁지 말아야 한다. 긁으면 모기가 옮긴 독소가 주변 조직으로 퍼질 수 있고, 상처를 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물린 부위를 시원한 물로 깨끗이 씻고 얼음찜질을 해주면 혈액순환이 억제되고 피부 감각이 둔해져 부어오르는 증상과 가려움증을 완화할 수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항히스타민 성분의 모기약을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린 부위가 계속해서 가라앉지 않고 열감과 통증이 심해진다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