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아이에게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청소년기에 고혈압을 겪을 위험이 3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수면·연구치료센터는 수면 실험실을 통해 5~12세 어린이 421명의 수면 습관과 수면무호흡증 여부 등을 파악했다. 연구원들은 이 중 수면무호흡증이 확인된 참가자들(약 12%)의 혈압을 측정했으며, 8년 뒤 다시 수면무호흡증과 고혈압에 대해 평가했다. 재평가 당시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16세(12~23세)였다.
연구결과, 청소년기까지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된 어린이는 수면무호흡증을 경험하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 고혈압이 생길 확률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대 이후 수면무호흡증이 생겨 성인 수면무호흡증 진단기준을 충족한 어린이들 역시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어린이들에 비해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약 2배 높았다. 연구팀은 소아 수면무호흡증과 청소년 고혈압의 명확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교감신경계 변화로 인한 염증 증가와 심장기능 저하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진행한 페르난데스-멘도사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전 세계 수백만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인 수면장애로, 대부분 성인기에 발생하지만 학령기 아동 역시 약 10%가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중 절반가량은 청소년기에 증상이 개선되지만, 어떤 환자가 수면무호흡증이 개선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며 “(수면무호흡증을)조기 진단·치료해야 수면무호흡증 개선은 물론, 어린이의 장기적 심혈관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소아 수면무호흡증 조기 치료와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페르난데스-멘도사 교수는 “미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무호흡증과 여러 위험 인자를 조기에 선별·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성인과 마찬가지로 소아 수면무호흡증 역시 치료가 가능한 만큼, 자녀에게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검사·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미국 의사협회 심장학(JAMA Cardiology)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현재 연구팀은 소아 수면무호흡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20~31세 청소년에 대한 후속 연구 또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