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성장통,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관리할까?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6/03 11:30
2~12세 사이 소아는 성장통을 겪는다. 다리의 간헐적인 통증이 특징이다. 통증은 주로 자기 전, 피곤할 때, 과도한 활동 후 가중된다. 대개 1~2년 안에 자연스럽게 좋아지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무릎 및 종아리 부위 통증 외에도 발목, 골반, 어깨에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성장통이 생기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뼈, 신경, 이를 둘러싸는 건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반해 근육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느려 통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 스트레칭, 마사지, 심리행동치료, 국소 열찜질, 적당한 휴식, 칼슘이나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 섭취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경희대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 이선행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근육과 뼈의 경련과 통증으로 발생하는 시리고 마비된 느낌, 무겁고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을 의미하는 '비증'의 개념으로 성장통을 치료한다”며 “비증의 기본 병리는 경락이 막혀 기혈순환에 장애가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순환시킬 수 있는 피부와 근육의 중요한 반응 경로인 경락을 소통시키는 방향으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모들이 주의해야하는 것은 성장통이 아닐 경우들을 구분해서 자녀가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염좌 골절 등 외상성 질환이나 소아류마티스관절염도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통증이 지속적이고 점진적이라면 의심해봐야 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생기능검사실에 의뢰해 자율신경의 균형과 스트레스를 체크하는 수양명경락기능검사, 혈관 건강을 확인하는 맥전도검사, 장부와 경락기능을 확인하는 양도락검사를 진행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의사에게 의뢰해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하고 관절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면서 경희대병원과 협진 진료를 실시한다.
경희대한방병원의 소아 성장통 치료법은 환아의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한약이 다르다. 예를 들어, 아이가 간과 신장이 약한 경우 근육과 뼈를 영양하지 못해 통증이 발생하는데, 성장통 이외에 다리에 힘이 없고 잘 때 땀이 많은 특징이 있다. 이 경우, 육미지황탕, 신기환 등의 한약을 사용해 간과 신장을 보충해준다. 냉기로 인해 경락의 기혈 운행이 잘 되지 않아도 통증이 발생한다. 성장통 이외에 다리에 냉감이 돌고 추울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 경우 당귀사역탕, 계지탕 등의 한약을 써서 냉기를 흩고 경락을 잘 통하게 한다. 습기와 열이 많아져도 경락이 통하지 않아 통증이 생긴다. 성장통 이외에 다리가 무겁다는 말을 자주 하며 산만한 특징이 있다. 이 경우 이묘환, 사묘환 등의 한약으로 습기와 열을 제거하고 경락을 잘 통하게 한다.
이선행 교수는 “성장통이 있는 아이는 무릎 주위 마사지 이외에도 경락의 기혈을 잘 통하게 하는 사독혈을 자주 문질러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사독혈은 아래팔 바깥면의 중간쯤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