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초미세먼지의 공포… ‘이것’까지 위협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5/31 20:00
미세먼지는 호흡기 외에도 우리 몸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입자 크기가 2.5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뇌뿐 아니라, 눈·코·입·귀로 들어와 감각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기 속 초미세먼지가 후각 신경을 손상시켜 후각 저하·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초미세먼지 노출과 후각상실 간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2013년 1월부터 2016년 12월 사이 이비인후과 검사를 받은 18세 이상 2690명을 조사했다. 참가 대상은 대부분 대기오염 수준이 높은 지역에 거주했으며, 연구원들은 참가자의 주거 우편 번호 내 초미세먼지 수준을 파악했다. 연구를 위한 대기 오염 데이터는 미국환경보호국(EPA) 대기 질 시스템을 통해 수집했다.
연구결과 538명이 후각상실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39명은 남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약 54세였다. 특히 초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일수록 후각을 잃을 위험이 1.6~1.7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후각 관련 감각 신경 섬유를 포함하는 후각신경이 몸속으로 흡입된 초미세먼지의 이동 경로에 위치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Ramanathan 박사는 “후각상실은 음식 맛을 보거나 공기 중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높은 수준의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은 특히 노인과 같은 취약집단에서 후각상실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