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쁠 때보다 슬플 때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게 좋다. 한껏 기분이 고조돼 있으면 처한 상황이나 조건을 따져보기보다 관대하고 낙관적이고 즉흥적으로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 심리인지 과학과 조셉 폴 포가스(Joseph Paul Forgas) 교수는 좋은 기분이 편견을 더 강화하는 반면 슬픈 기분은 기억력을 높이면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보고했다. 포가스 교수는 사람의 인지와 사회적 심리와 관련해 1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해 온 저명한 학자다.
포가스 교수팀은 좋은 기분이 고정관념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에서 참가자에게 짧은 철학 에세이를 읽고 평가하도록 했다. 중년 남성이 저자일 때 더 호의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전제로, 에세이는 안경을 쓴 중년 남성 사진이 실린 판과 젊은 여성 사진이 실린 판, 두 가지로 준비됐다. 기분이 좋은 참가자 그룹과 기분이 좋지 않은 참가자 그룹을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판의 에세이를 읽고 평가하게 했다. 참가자의 기분은 영화를 보여주거나 과거 일을 회상하게 해 기쁨이나 슬픔을 느끼게 했다. 그 결과, 기분이 좋은 참가자들은 고정관념대로 에세이 저자가 남자라고 생각했을 때 더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기분이 좋지 않은 참가자들은 저자에 상관없이 에세이에 대해 비슷하게 느꼈다.
포가스 교수팀은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분에 따라 이야기의 참과 거짓을 판단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쁠 때 소문이나 미신을 쉽게 믿었고, 슬플 때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종교나 인종적 편견에 쉽게 빠지지도 않았다. 또 눈으로 본 것도 잘 기억해 냈다.
포가스 박사는 “긍정적인 기분은 창의력, 유연성, 협동심을 높이지만, 직관적인 판단에 의존하게 한다”며 “부정적인 기분은 사고를 신중하고 사려 깊도록 하며, 외부 세계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