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눈동자 침범하는 흰자위... 백내장 아닌 '익상편'일 수도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3/24 19:00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충혈이 동반된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눈동자에 흰자위가 날개 모양처럼 자라는 '익상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익상편은 심해질수록 치료가 어렵고, 재발 우려도 높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익상편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력 저하, 심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익상편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안과에서는 흔히 접하는 질환 중 하나다. 익상편은 눈의 흰자위 결막 조직에서 생겨난 섬유 혈관성 조직이 각막을 덮으면서 증식하는 병이다. 흰자위에서 눈동자로 삐죽하게 증식하는 모양을 보고 '날개 모양의 조각'을 의미하는 '익상편(翼狀片)'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글 용어로는 '군날개'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40세 이상의 익상편 유병률은 8.9%에 이른다. 60세 이상에서 유병률은 더욱 증가해 16.0%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익상편으로 인한 불편감을 겪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익상편으로 수술한 환자는 2민9780명이었다. 이중 남성이 53.5%, 여성은 46.5%였다. 나이 별로는 60대 32.7%, 50대 27.4% 순으로 많았다.
익상편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자외선 노출, 건조함, 외부 이물에의 장기 노출, 유전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중앙대병원 안과 김경우 교수는 "익상편은 단순히 미관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진행 시 각막 변형을 일으켜 난시를 유발해 시력을 저하시킬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기 익상편에 대해서는 약물치료를 하며 염증을 조절하면서 진행 속도를 늦추고 충혈을 완화해볼 수 있다. 이후 익상편이 진행돼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때는 우선 익상편의 크기, 두께, 혈관성, 눈꺼풀-눈알 유착, 안구운동장애 등을 고려해 익상편의 중증도를 평가한다. 이외에도 다른 전신질환 발병 여부를 고려해 재발 가능성을 예측해 최적의 수술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김경우 교수는 "익상편은 수술적 치료 후에도 자주 재발하는 것이 특징인 고약한 안질환"이라며 "재발률을 줄이고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풍부한 임상 경험 및 관련 연구들에 기초한 환자 맞춤식 평가를 통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발 우려가 높을 경우엔 세포증식 억제 약물을 도포하거나 양막 이식을 함께하는 등 방법을 찾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