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주말에 쉬고도 피곤해… "춘곤증 때문 아닙니다"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3/22 05:00
날씨가 한결 푸근해지며 피로감을 호소하곤 한다. 봄이 오면 자연스럽게 '춘곤증'도 함께 따라온다고 생각해 피로감을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잠을 푹 자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섬유근육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생소한 병명에 희귀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섬유근육통은 전체 인구의 2~8%가 갖고 있는 병이다.
섬유근육통은 신체 여러 부위에 특별한 이유 없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신 통증, 다발성 압통, 피로가 주로 나타나며 두통, 집중력 장애, 불안·우울 등 정서장애, 소화불량·설사·변비 등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단순한 통증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함께 나타나서 단순한 피로, 스트레스, 갱년기 증상 등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 섬유근육통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추신경계 통증 조절 이상, 유전, 반복적인 근육 및 힘줄 미세 외상, 자율신경 이상, 수면장애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력한 원인은 중추신경계 이상이다. 말초와 중추 신경이 예민해지면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가벼운 자극이나 약한 통증도 강하게 느끼는 것이다.
섬유근육통으로 진단받은 후에는 경구약물, 신경차단술, 인지행동요법 등을 이용해 치료하게 된다. 약물은 주로 신경의 통증 전달을 감소시킬 수 있는 신경계 약물을 사용한다. 섬유근육통을 유발하는 신경전달 물질 변화가 우울증에서 보이는 이상 소견과 비슷하기 때문에 통증을 주로 조절하는 항우울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섬유근육통 치료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 교정도 중요하다. 최대한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충분히 잔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중요한데, 이때 지인들은 환자의 통증을 질환으로 인정하고 지지하는 게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증상으로 나타나는 우울감, 불안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방해되거나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정도라면 정신과적 치료 병행도 필요하다. 적당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건 좋지만, 과도한 운동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