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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뇌에도 영향 주는 장내 미생물… '코로나19 면역'의 숨은 강자"
정리=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1/06 08:00
'WITH 코로나19 시대,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져올 건강 혁명' 토론회
가히 ‘마이크로바이옴’ 전성시대다. 이름도 생소한 마이크로바이옴이 의료 건강 분야의 중요 화두로 자리잡아가는 중이다. 우리 몸 속 미생물과 유전 정보의 총체를 일컫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기능 조절, 각종 대사 물질 생성과 관련해 우리 시대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헬스조선이 지난달 22일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들과 함께 마련한 ‘WITH 코로나19 시대,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져올 건강 혁명’ 토론회는 그 같은 상황의 반영이자 집적이다.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이사(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김지현 교수,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김시욱 교수(한국미생물학회 회장), 에이아이바이오틱스 마상혁 대표(소아과 전문의)가 토론회에 참여했다. 토론회 현장을 지상 중계한다.
마이크로바이옴, 폐·뇌에도 영향 미쳐
이지형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이하 사회자): 마이크로바이옴의 개념을 규정하는 데서 시작했으면 한다. 연구 현황에 대한 스케치도 함께 부탁드린다.
사회자: 최근 1년, 세상을 바꿔 놓고 있는 코로나19와도 연관성을 가지나?
사회자: 코로나19 예방·치료와 관련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하겠다.
한국인, 발효음식으로 건강한 장내 환경 형성
사회자: '한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말씀하셨다. 국적 따라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사회자: 먹는 음식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이 달라진다? 적극적인 식이 요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동호 교수: 좋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먹거리 교육과 함께 운동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대표적 유익균인 아카멘시아는 운동을 할 때 증가한다.
사회자: 음식과 운동을 말씀하셨는데, 유산균을 직접 먹어도 장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나.
마상혁 대표: 도움이 된다. 다만 유산균을 섭취하면서 잦은 음주나 흡연을 하는 등 자기 관리를 병행하지 않는다면 효과를 볼 수 없다.
유산균은 마이크로바이옴 '트리거'
사회자: 실용적인 쪽으로 화제를 돌려볼까 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제품도 크게 늘었다. 선택 방법이 따로 있나.
정명준 대표: 유산균 수를 따지기보다 한국인의 장에서 분리한 한국형 유산균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쎌바이오텍의 대표 제품인 '듀오락'의 경우처럼 한국인이 갖고 있는 한국형 유산균을 유지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사회자: 유산균이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한다는 말도 한다. 어떤 맥락인가.
정명준 대표: 유산균이 전체 장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1%에 불과하지만 유산균은 산·박테리오신 등을 유발해 마이크로바이옴을 바꿀 수 있는 원동력, 즉 '트리거 임팩트'를 일으킬 수 있다. 유산균이 0.01%에 불과하더라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의 핵심 키워드 역시 마이크로바이옴을 바꿀 수 있는 유산균을 찾는 것이다. 유산균이 트리거 역할을 해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발효식품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
NGS로 미생물 유전정보 확인… 맞춤 유산균 제공
사회자: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김지현 교수: NGS는 2000년대 초반에 도입된 기술로, 이 기술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오타 분석 비용이 저렴해지고 방법 또한 간편해졌다. 가장 큰 장점은 미생물의 종류를 넘어, 미생물이 어떤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미생물들의 유전 정보를 알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재구성해 우리 몸에 어떤 물질이 들어오는지 파악할 수 있다.
사회자: 쎌바이오텍에서 최근 장내 미생물 검사를 하고, 그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유산균을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인별로 장내 미생물 환경에 나타나는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는지.
정명준 대표: 물론이다. 한국형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축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아직까지는 한국형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해, 특정 균이 유발하는 질환을 파악할 수 있는 한국 사람만의 표준 기준이나 수치가 없다. 외국 기준을 차용한다면 정확한 분석이 불가능하다. 사람별로 마이크로바이옴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NGS를 통해 개인별 유산균 분포를 확인한 후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맞춤형 유산균을 보급해야 한다.
사회자: 마이크로바이옴의 부상, 또 프로바이오틱스의 활용과 관련해 헬스조선 독자들에게 조언을 주시면 좋겠다.
이동호 교수: 장내 미생물은 데이터 분석의 대상 차원을 넘어 치료약이 되고 있다. 인간을 위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생물을 위한 식사를 해야 한다.
김지현 교수: 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 유지와 함께 질병 예방·진단·치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다. 내년에는 미생물 신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관련 인적자원이 많은 만큼, 관산학연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정명준 대표: 이제는 'K-방역'을 넘어 'K-면역'까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형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징을 찾아 'K-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다면, 효과적인 방역과 면역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