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중앙대 광명병원 개원준비단장
디지털 역량 최대로… 편의 높여
비대면·원격 진료뿐만 아니라
찾아가는 헬스 딜리버리 구상 중
全 병동에 '통합간호 서비스'
급성 중증질환 센터 마련
2022년 690병상 규모 오픈 예정
―환자중심 병원을 목표로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코로나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하며 많은 서비스들이 편리해졌다. 그러나 의료서비스는 여전히 불편하다. 대학병원에 방문하면 대개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간단한 검사 한번 받는 데에 상당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의사와의 면담도 짧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보험 청구 서류라도 받으려면 또다시 기다려야 한다. 아파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진료 한번 받는 데에 진이 다 빠져버린다. 이제는 당연히 환자를 위한 병원이 등장해야 할 때다. 중앙대 광명병원은 '조직문화 변화'와 '기술적 혁신'을 바탕으로 진정한 환자중심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다. 직원들이 현장에 있는 불편함을 곧바로 수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4차 산업혁명형 병원'을 구축하려 한다.
―4차 산업혁명형 병원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환자중심 병원을 구축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사업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중앙대 광명병원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가상현실 등 모든 신기술을 최대한 적용해 환자의 편의를 도모할 것이다. 현재 대학병원의 의료진과 직원들은 상당한 업무량에 치여 환자에게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이들의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단순 반복적인 일들을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 대체하겠다. 이렇게 해서 남는 시간은 환자 편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변경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이외에도 수천 개의 진료와 업무 시스템을 환자 입장에서 재검토할 것이다.
비대면 진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끼리의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대학병원, 지역 병·의원, 공공의료기관은 각각 자신에게 찾아오는 환자만을 치료하는 역할만 해왔다. 그러나 '헬스 딜리버리(Health Delivery)'를 도입하면 환자는 필요에 따라 세 기관 중 어디든 방문하면 연계된 시스템으로 최적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비대면 진료는 수단일 뿐, 환자에게 직접 의료서비스를 배달하는 것이다. 지역병원 진료로 충분한 환자는 지역병원으로, 갑작스러운 위험 신호가 있는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보낸다. 환자가 아프면 찾아오는 것을 넘어, 아프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 당장 도입하긴 어렵겠지만, 중앙대 광명병원은 이러한 비대면 진료, 헬스 딜리버리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병상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특장점은 없나.
690병상 규모다. 병원 규모는 작지만 강한 병원이 되고자 한다. 우선, 설계상으로도 환자중심 병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전 병동이 '통합간호병동 서비스'로 운영돼 보호자를 따로 두지 않아도 된다. 감염에도 언제든 대응하기 위해 호흡기센터, 폐센터는 유사시 완전히 별도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비상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복도만 막으면 완전히 차단되는 구조다. 중환자실은 전부 1인실이며, 의료진의 동선도 환자가 다니는 곳과 분리했다. 화재에도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병원 양쪽 끝에 비상 발코니를 만들었다. 응급실 입구는 정문이 위치한 1층이 아닌, 지하 1층에 만들어진다. 일반 외래환자와 응급환자의 동선을 분리해 신속한 진료를 제공한다.
―광명 최초의 대학병원이다. 목표가 있는가.
광명 지역 거주자 중,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86%는 외지로 나가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에는 암을 치료받을 만한 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급성 중증질환 센터를 운영해 광명시민들이 거주지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광명시민들은 다른 시보다 비교적 연령대가 낮아 부모님이 생존한 경우가 많다. 부모가 아프면 가까이에서 치료받길 원한다. 노인내과, 노인수술후케어센터 등을 구축해 광명 시민들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게 두 번째 목표다. 이밖에도 병원 근처에 조성되는 광명의료복합클러스터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의료기기, 인공지능 등 다양한 산업과의 유기적 관계를 형성해 전 국민의 건강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