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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볼거리·백일해 절반으로 '뚝'… “코로나 생활방역 효과”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세브란스병원 강지만 교수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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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생활방역으로 인해 수두, 볼거리,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성홍열, 백일해 등 감염병 발병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방역수칙 준수가 강조되면서 '의외의' 효과가 나타났다. 코로나19 외에 원래 유행했어야 할 주요 법정 감염병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또한 감기 등 호흡기 감염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양성 건수도 훨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예방뿐 아니라, 여러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기침 예절이나 손 위생 등 생활방역 수준을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코로나 효과로 5대 주요 감염병 '뚝'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강지만 교수 연구팀은 주요 감염병 5종(수두, 볼거리,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성홍열, 백일해)의 2016~2019년(2~7월) 발생률과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2~7월)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유행 이후 5가지 감염병은 지난 4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특히 볼거리는 2020년 발생건수가 2016~2019년에 비해 58.7%로 절반에 불과했다. 인구 100만 명당 환자 수가 723.47명에 이르렀던 수두도 2020년에는 278.01명으로 약 40% 감소했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감염병들은 주로 소아에게 흔하다. 치료하면 예후는 대부분 좋지만, 일부에선 중증 합병증이 생기기도 해 안심할 수 없다. 폐렴, 뇌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2019년 기준 건강보험 비용 총액은 수두는 약 64억원, 볼거리는 약 12억원에 이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감염병까지 고려하면, 감염병 발생률이 줄어들수록 공중보건 향상과 함께 상당한 사회적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한편 호흡기 감염의 원인인 바이러스 양성 검출 건수도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감기를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은 2016~2019년까지 인구 100만 명당 환자 수가 4827.5건이었던데 비해, 2020년 914건으로 줄었다. 엔테로바이러스 역시 동기간 1229.25건에서 2020년 39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강지만 교수는 "바이러스 검출률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국내서 '감기'로 통칭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로나 종식 후에도… '에티켓' 준수 필요하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되었던 방역 수칙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다. 이는 어떤 기전으로 감염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일까. 강지만 교수는 "특정 한 요인이 감염 예방에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마스크 착용으로 침 등 감염물질의 전파가 차단되고, 손 씻기를 통해서는 손을 매개로 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감염원을 가진 사람을 만날 기회 자체를 줄여 감염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결론적으로 보면, 방역수칙 준수는 코로나19 예방 효과 외에도 불필요한 선별검사나 진료 등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도 생활방역을 유지해야 하는 걸까. 강지만 교수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현재 수준의 생활방역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기본적인 기침 예절, 손 위생, 유증상자의 마스크 착용 및 집에서 휴식 등 에티켓은 지키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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