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환절기 감기인 줄 알았더니… 증상 비슷한 'A형간염'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0/15 21:00
서울 아침 기온이 올가을 최저기온인 6.6도로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추위가 예고됐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와 큰 일교차는 환절기 감기를 부르기 쉽다. 그러나 감기 증상이 나타난 것을 무조건 '금방 낫겠지' 하며 가볍게 지나쳐선 안 된다. 환절기 감기 증상과 비슷한 질환은 다양하다. 특히 'A형간염'을 감기로 오인하고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A형간염은 'A형 바이러스(HAV)'에 감염돼 발생하는 간염을 말한다. B·C형은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것과 달리,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해 임으로 전염되는 '수인성전염병'이다. 전염성이 강해 직장, 학교 등 단체생활 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큰 편이다. 산모가 감염되면 태아에게 전염될 수 있고, 드물지만 수혈이나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0일 정도의 잠복기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발현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발열 ▲몸살 ▲메스꺼움 ▲식욕부진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단순 감기몸살, 위염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 후 일주일 이내에 황달 징후가 나타난다. 검은색 혹은 콜라색의 소변을 보거나, 색이 흰 대변을 보는 증상 등이 2주 정도 지속된다. 특히 소아는 증상이 아예 없거나, 가볍게 나타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소아와 달리, 20세 이상 성인은 급성 간염으로 인해 한 달 이상 입원해야 하는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급성 A형간염의 85%는 3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면역력이 낮아진 고령이거나, 이미 간 만성 간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등 일부 경우에는 간염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전격성 간염'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아직 A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한번 회복되면 항체가 형성돼 재발도 거의 없다. 진단을 받으면 증상에 맞는 대증요법을 실시한다. 치료약은 없지만 다행히 예방 백신은 개발됐다. 보통 한 번 접종한 후에 백신의 종류에 따라 6~12개월 후나 6~18개월 후 추가로 접종하면 95% 이상의 간염 예방 효과를 얻는다. 2세 이상의 어린이뿐만 아니라 아직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성인에게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