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원인 40% ‘이석증’… 치료하면 즉시 개선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 이석증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만 있으면 상태가 즉시 나아지는 만큼 병원 방문을 미뤄선 안 된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전정기관인 ‘이석’이 제자리를 이탈하는 ‘이석증’은 모든 어지럼의 원인 질환 중 약 30~40%를 차지한다. 가만히 있을 땐 괜찮지만 머리를 특정 위치로 움직이면 빙빙 도는 어지럼을 느낀다면 ‘이석증’을 의심할 수 있다.

반고리관은 원래 내림프액이라는 액체가 채워져 있는 구조다. 하지만 이곳에 탄산칼슘 성분인 이석이 들어가면 머리를 움직일 때 반고리관 안에서 이석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내림프액의 과도한 이동을 유발한다. 비정상적인 내림프액의 흐름은 전정(평형) 감각을 자극해 마치 자신이 빙빙 도는 듯한 증상을 유발한다.

어지럼 원인 질환 중 30~40% 차지

이석증에서 어지럼이 나타나는 흔한 자세는 앉았다가 뒤로 누울 때, 누워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등으로 순간 천장이나 벽이 빙글빙글 도는 극심한 어지럼을 느끼게 된다. 다행히 이런 어지럼은 오래가지 않고 보통 시작된 후 1분 이내에 멈춘다.

하지만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면 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돼 생긴다. 많은 경우 심한 어지럼으로 인해 메슥거리고 토하거나 식은땀을 호소하기도 한다.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은 내이의 반고리관에 위치한 이석 입자(particle)가 환자의 머리가 움직일 때 움직이면서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이동을 자극해 유발되는, 머리 위치 변화로 유발되는 갑작스럽고 짧은, 반복되는 회전성 어지럼이다”며 “이석증은 진단만 정확하게 되면 적절한 물리치료로 신속하게 치료가 가능한 만큼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0대 이상 여성에서 발병률 높아

이석증은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돌리거나 고개를 젖힐 때, 혹은 누울 때 등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빙빙 도는 심한 어지럼증이 10~20초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없어진다.

하지만 특정 방향으로 머리나 몸을 움직이면 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심하면 메슥거리는 증세와 함께 구역, 구토, 안구의 비정상적 움직임(안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난청, 이명, 귀의 통증 등 귀와 관련된 다른 증상은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4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발병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이의 허혈로 이석이 불완전하게 형성되기 쉽고 이석기관의 퇴행성 변화로 유동성 석회화 물질이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석정복술 15분 2~3회면 90% 치료

이석증은 보통 가만 놔두면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지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훨씬 빨리 좋아질 수 있다.

회전성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한 적이 있거나 머리 움직임에 따라 증상이 더 심해졌다면 이석증으로 의심할 수 있다. 또 머리와 몸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구에서 나타나는 안진(의지와 상관없이 안구가 특정한 방향으로 반복해서 튀는 움직임)을 관찰하는 체위안진 검사로 확인한다. 머리를 좌우로 45도 회전시킨 상태에서 뒤로 눕히면서 안진이 나타나는지 보거나,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안진을 유발해 특징적인 증상과 안진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해 진단한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 진단법 자체는 단순해 보이지만 이석증이 양쪽 귀의 세 개의 반고리관에서 각각 발생할 수 있고 이석증 유형이 반고리관 내 결석증과 팽대부릉형 결석증의 두 종류로 더 나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해야 병변을 찾아낼 수 있고 치료 정확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석증은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를 통해 치료하는데 이 치료는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인 난형낭 쪽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이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치료다. 정확한 치료 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통증은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 2~3회 치료로 약 90%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된다.

적절한 진단·치료 시 즉시 개선

이석증이 의심된다면 일단 이석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가급적 머리나 몸을 급격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머리를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등의 과도한 움직임을 줄이고 취침 때까지는 되도록 머리를 세운 채로 앉은 자세를 유지한다.

예전에는 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치료 후 48시간 동안 눕지 않고 앉은 자세로 있게 하기도 했지만 최근 여러 임상연구에서는 그와 같은 과도한 자세 고정이 불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인 이석정복술에 잘 낫지 않는 경우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특정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게 하는 습관화 운동을 하기도 한다. 치료해도 낫지 않는 난치성 이석증은 반고리관을 막는 반고리관폐쇄술이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독일 뮌헨대 신경과 연구진이 이석증 환자 125명을 6~17년간 관찰한 결과, 5년 이내 평균 재발률이 33~50%였다. 다행히 만성재발성으로 발전하는 질환은 아니다. 재발할 경우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바로 호전될 수 있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 재발을 방지하는 뚜렷한 방법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평소 가벼운 운동으로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증진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평소 머리를 거꾸로 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자세를 피하고, 머리 쪽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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