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빙빙 도는 어지럼 '이석증'… 여성이 남성의 2.4배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2/04 08:20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
이석증 환자가 국내 약 37만명이고, 여성 환자가 남성의 2.4배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국내 이석증 환자 현황을 2일 발표했다. 이석증은 전정기관에 위치해 몸의 흔들림을 감지하는 작은 돌인 '이석'이 제자리를 이탈해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는 질환이다.
중장년 여성 환자 가장 흔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이석증 환자는 2014년 30만 명에서 2018년 37만 명으로 4년간 연평균 4.8% 증가했다. 2018년 진료 인원 중 여성은 26만 명으로 남성의 2.4배 이상이었다. 연령대별 10만명당 진료 인원으로 보면 전 국민의 0.7%가 진료받았고, 70대 환자가 1.9%로 인구대비 환자가 많았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의 1.8%, 40대 여성의 1%가 이석증으로 진료받아 중장년 여성 환자가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준희 교수는 "최근 이석증 환자에서 골다공증이 많다는 연구 결과를 볼 때 고령과 여성에서 폐경기 후 호르몬 변화와 골밀도 감소로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연평균 환자 증가율은 20~40대에서 4~5%대로 높았다. 정 교수는 "직업 및 여가 활동이 다른 연령에 비해 많아서 두부외상으로 인한 이석증의 발생이 최근 많아지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석증 환자의 1인당 평균 내원 횟수는 2.3회였다. 2018년 환자 4명 중 3명(75%)은 두 번 방문 이내로 치료를 마쳤다.
빙빙 도는 회전성 어지럼 생겨
이석증의 정식 명칭은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이다. 머리 움직임에 따라 짧고 반복적인 빙빙 도는 회전성 어지럼이 나타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옆으로 누울 때, 위를 쳐다보거나 고개를 숙일 때 짧은 회전성 어지럼을 느낀다. 이석이 머리의 움직임을 따라 내림프의 흐름을 유발하는 것이 원인이다. 이석증의 절반 정도는 특별한 원인이 없는 특발성이다. 특발성 이외의 원인으로는 두부외상(교통사고, 낙상 등에서의 머리의 물리적 충격)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돌발성 난청, 전정신경염 등 내이 질환에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이 이석증이 없는 사람보다 이석증 환자들에서 유의하게 많다는 보고가 있어, 비타민 D 부족이나 결핍도 이석증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눈 흔들림 확인하면 진단 가능
이석증은 머리를 돌리면서 시행하는 '두위변환 안진검사'에서 특정 방향으로 머리를 돌릴 때 특이 안진(눈 흔들림)을 확인하면 진단할 수 있다. 두위변환 안진검사는 육안으로 확인하는 안진검사 안경을 이용하거나 전기안진 또는 비디오안진 검사기기를 이용하여 시행할 수 있다. 특정 반고리관의 특정 유형의 이석증이 확인되면 머리를 돌려가면서 중력 방향으로 이석이 이동해 다시 제자리에 위치하게 하는 이석치환술을 시행한다. 호소하는 증상에서 이석증이 의심되지만 두위변환 안진검사에서 안진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을 수 있다. 이때는 갑작스러운 머리 위치 및 자세 변화를 피하게 하고, 약물 복용을 시도한다. 어지럼, 메스꺼움, 구토가 심하면 항히스타민제 등 전정억제제, 진토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는 식이다.
이석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많아 뚜렷한 예방법이 없다. 단, 두부외상 후에 발생할 수 있어 머리의 물리적 충격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