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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발두통은 한쪽 눈 주변이나 측두부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군발두통 환자의 3분의 1이 심각한 불안, 우울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군발두통은 한쪽 눈 주변이나 측두부의 극심한 통증과 함께 눈물, 콧물, 코막힘, 결막충혈 등 자율신경계 이상이 동반되는 두통이다. 통증이 시작되면 15분 이상 지속되고, 통증이 하루 8번까지 발생한다. 군발두통에는 발작이 지속되는 군발기와 증상이 완화되는 관해기를 반복하는 '반복성 군발두통'과 관해기가 없거나 3개월 미만인 '만성 군발두통'이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손종희 교수 공동연구팀(한국군발두통레지스트리)은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을 포함한 16개 병원의 군발두통 환자 222명과 군발두통이 없는 대조군 99명을 비교, 조사했다. 군발기와 관해기의 변화를 알기 위해 만성군발두통 환자는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조사 결과, 군발두통 환자의 38.2%가 중증의 불안을, 34.6%가 중증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군발두통 환자는 군발두통이 없는 경우에 비해 중증의 불안과 우울증을 겪을 위험도가 각각 7배와 5배로 높았고, 편두통이 동반된 경우에는 불안과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각각 33배와 17배까지 증가했다.

단, 군발기가 끝나고 관해기에는 불안 및 우울증이 개선됐다. 불안 척도점수(GAD-7, 0~21점)는 군발기에 평균 6.8점에서 관해기 1.6점으로 ‘불안 없음’으로 감소했다. 우울증 척도점수(PHQ-9, 0~27점) 역시 군발기 평균 6.1점에서 관해기 1.8점으로 ‘우울증 없음’으로 감소했다. 중증 불안의 비율도 군발기 33%에서 4%로, 중증 우울증의 비율은 19%에서 2%로 크게 줄었다.​

손종희 교수는 “군발두통은 주로 야간에 발작을 일으켜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고, 극심한 통증으로 직업을 포함한 일상생활의 장애가 있다는 점 때문에 불안과 우울증까지 동반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군발두통 관해기에는 통증의 개선과 함께 뇌의 기능적 변화로 인해 불안과 우울증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발두통은 통증이 발생했을 때 100%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면 개선될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으며, 두통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신경과 전문의는 산소처방전 권한이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두통분야 SCIE 등재 저널인 ‘두통과 통증(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