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질환

두통은 누구나 한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증상이라는 생각에 병원 진료가 필요한데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같은 두통이라도 충혈이나 콧물을 동반할 때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방치하면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정신질환까지 유발하는 '군발두통'일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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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발두통 자가진단법
국제두통협회에서 제안한 '군발두통' 진단 기준은 아래 세 가지 항목을 만족하는 두통이 최소한 5회 이상 발생한 경우다.

1 심한 정도 또는 매우 심한 한쪽 눈, 눈 위 혹은 관자놀이 부위의 통증이 치료하지 않을 경우 15~180분 동안 지속됨.

2 두통은 다음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함.
. 같은 쪽 결막충혈 혹은 눈물
. 같은 쪽 코막힘 혹은 콧물
. 같은 쪽 눈꺼풀 부종
. 같은 쪽 이마와 얼굴의 땀
. 같은 쪽 동공수축 혹은 눈꺼풀 처짐
.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한 느낌

3 두통은 이틀에 한 번에서 하루에 8회 정도의 빈도를 보임.

'군발두통'이란?
군발두통은 결막충혈이나 눈물, 코막힘, 콧물, 땀 등의 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하는 심한 두통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10만 명당 100~400명 정도가 앓고 있어 흔한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대한두통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5년 5000여 명에 불과하던 군발두통 환자가 2015년 기준 1만994명에 달하는 등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기성이 가장 큰 특징
군발두통 환자는 보통 통증 발생 수일 전부터 무기력, 흥분, 과민함 등 두통을 예상할 수 있는 전조증상을 경험한다. 통증이 시작되면, 눈 뒤 혹은 관자놀이 부근부터 통증이 생겨 앞머리, 턱, 콧구멍, 귀 쪽으로 퍼진다. 한 번 시작된 두통은 대략 10분 정도가 지나면 최고점에 도달한 후 서서히 사라진다.

두통 강도가 심할수록 다른 동반 증상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약 90%의 환자에게서 눈물 흐르는 증상이, 60%가량의 환자가 결막충혈·코막힘·콧물이 나타난다.

군발두통의 특징은 주기성이다. 통증이 하루 중 특정 시간이나 1년 중 특정 계절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통증의 지속시간은 15분에서 3시간 사이이며, 1일 1~2회 정도 통증이 나타난다. 하루 중에는 새벽 1~2시, 오후 1~2시 또는 9시경에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방치해 통증 키우는 경우 많아
군발두통의 큰 문제는 극심한 통증이 생겨도 금세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팀이 군발두통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증상 발생과 진단 시기를 분석해보니, 증상이 발생하고 첫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적으로 8년 가까이 걸린다는 결과가 나왔다. 환자들은 평균 30.7세에 군발두통을 처음 겪었지만,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때는 8년 가까이 지난 38.1세 이후였다(대한의학회지). 연구팀은 편두통에 비하면 환자가 10분의 1로 적어 두통 양상에 대한 정보가 없는데다, 통증 지속시간이 짧은 편이어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발두통은 방치하면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정신과적인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 심각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우울감 같은 정서적 문제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 강도가 세기 때문에 증상이 심할 때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조기치료가 해답
군발두통의 조기 진단과 치료는 증상 조절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군발두통으로 진단을 받으면, 통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해주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군발두통이 발생하는 주기에 맞춰 한두 달가량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통증이 심할 때도 어느 정도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보통 군발두통이 10분 이내에 극심해졌다가 호전되는 등 지속시간이 짧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구용 진통제는 치료에 큰 도움이 안 된다. 대신 이때 산소를 흡입하면 즉각적인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소가 체내에 들어오면서 혈관을 수축시키고, 뇌를 안정시켜 통증을 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소통을 구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간혹 '트립판'이라는 성분의 약제를 쓰기도 한다.
군발두통과 함께 시야가 잘 안 보이는 증상까지 유발된다면,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된 '녹내장' 증상일 수 있어 즉시 안과를 찾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