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한 수영장 물, 바이러스 사멸
접촉·공용 샤워실 사용은 위험

미국에서 코로나19 발생 후 첫 연휴인 메모리얼 데이(25일) 앞뒤로 수영장·해변가에 사람이 대거 몰렸다. 외신 영상에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한국의 경우 사정은 다르지만, TV 홈쇼핑 등에선 이미 여름철 휴양지 숙박 예약을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그런데 휴양시설에 딸린 수영장들은 과연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까? 물 속, 바이러스의 생존 여부를 놓고 조용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영장의 '물' 만큼은 바이러스 안전지대로 본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대부분 높은 농도의 염소(Cl)로 소독이 돼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가도 대부분 사멸한다"며 "감염자가 몸을 담근 물에 들어가도 감염되진 않는다"고 했다.

수영장 물을 마시게 된다 해도 큰 문제 없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명예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 질환"이라며 "소화기는 호흡기에 비해 면역 시스템이 강력해 바이러스가 있는 수영장 물을 마셨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영장 물놀이가 적절할까. "그렇지 않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이덕환 명예교수는 "수영장은 밀접 접촉이 일어날 수 밖에 없고, 마스크 착용도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했다. 해변가나 야외 수영장이라 해도 '물 반 사람 반' 수준으로 인구 밀도가 높으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커진다.

수영 후 샤워할 때도 문제다. 이덕환 교수는 "현재 정부에서 헬스장을 이용할 때 샤워 시설은 쓰지 말라고 권한다"며 "불특정 다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도꼭지,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인한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