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금연, 실패한 만큼 성공률 높아진다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5/05 08:15
[대한금연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12주 굿바이 니코틴! ⑪
해마다 다짐합니다. 담배를 끊자고. 하지만 담배의 중독성에 못 이겨 실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담배는 전자담배로 모습까지 바꿔 흡연자들을 유혹합니다. 건강에 덜 해롭다지만 암, 심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질병을 부른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담배를 끊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연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12주 간의 대장정은 성공률이 81%에 달할 정도로 효과적입니다. 금연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방법을 알리기 위해 대한금연학회는 ‘12주 굿바이 니코틴!’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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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중독성은 대마초보다 강하며 코카인, 헤로인과 비슷하다(보건복지부). 원인은 담배 속에 있는 ‘니코틴’ 때문이다.
일반 연초뿐 아니라 가열담배,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니코틴이 들어 있다. 강력한 니코틴 탓에 혼자서 의지만 갖고 금연을 시도하면 성공률이 3~5%로 매우 낮다.
하지만 전문가 도움을 받으면 성공률이 최대 10배 이상으로 뛴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대한금연학회 회장) 연구진에 따르면, 의료진 상담과 금연치료제를 12주 동안 복용하는 금연프로그램을 받은 사람은 금연 성공률이 41%로 나타났다.
백유진 교수는 “상담 치료만 받았을 때보다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했을 때 더 높은 금연성공률을 보였다”며 “홀로 금연하는 대신 누군가와 함께 금연하는 게 권장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치료 받으면 금연성공률 10배 증가
정부는 금연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상담과 금연약물 처방으로 진행되는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8~12주 동안 6회 이내의 진료상담과 금연치료 의약품 또는 보조제의 구입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금연치료에 사용되는 1차 약제는 니코틴 대체제와 바레니클린, 부프로피온 등이 있다. 니코틴 대체제는 씹는 껌이나 몸에 붙이는 패치 형태를 통해 인체에 니코틴을 공급함으로써 금단증상을 완화한다.
금연치료제는 니코틴 중독을 차단해 금연을 이끌어낸다. 금연치료제인 ‘챔픽스(성분명:바레니클린)’는 니코틴 대신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도파민을 소량 지속적으로 분비시켜 금단증상과 흡연의 쾌감을 현저히 줄인다.
41%의 높은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금연치료에 참여하는 흡연자들은 적다. 2016년 국제 담배규제 정책 평가조사 결과, 흡연자 5명 중 3명(67.3%)은 금연계획이 있지만 실제로 참여한 흡연자는 7.4%에 불과했다.
그 이유로 전문가들은 금연치료에 대한 오해를 꼬집는다. 가장 대표적인 게 ‘금연약 때문에 우울해진다’는 정보다. 우울감은 흡연 중단에 의한 ‘니코틴 금단’ 현상일 수 있다. 이는 금연치료제로 인한 부작용과는 구분이 필요하다.
바레니클린을 포함한 1차 금연치료제의 경우 신경정신과적 안전성에 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연구를 통해 정신질환이 없는 흡연자뿐 아니라 정신질환자에서도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 발생률을 유의하게 늘리지 않는다고 밝혀졌다.
또 금연약이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고도 알려졌는데, 이 또한 잘못된 정보다. 금연은 심근경색의 발병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요소다. 금연 후 체질량지수가 늘어도,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다.
관상동맥질환 흡연환자들 대상 연구에서 위약 대비 바레니클린의 효과와 심혈관계 이상반응 관련 안전성이 확인됐다. 다른 연구에서는 바레니클린을 포함한 1차 금연치료제 투여군에서 심혈관계 이상반응 발생이나 혈압, 심박수 변화에 있어 위약군 대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금연치료제를 사용했는데도 실패했다며 금연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반복된 금연 실패에도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 금연시도 경험은 담배를 끊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인데, 실제로 금연 성공자의 시도 횟수가 실패한 사람보다 더 많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병의원 금연치료는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의 재도전을 위해 1년에 총 3회까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혼자서 금연이 어렵다면 4박 5일 전문치료형 금연캠프에 참가하여 보다 집중적인 금연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금연, 홀로 해내기는 벅찬 일이다. 대신 누군가와, 그것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지긋지긋한 담배를 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