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탈장, 남성이 신체 구조적으로 더 잘 생겨… 여성과 뭐가 다르길래?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9/02 16:57
탈장(脫腸)은 장이 복벽을 뚫고 나오는 질환으로,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사타구니 탈장'이 약 75%로 가장 흔하다.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짐을 드는 등 배에 과도하게 힘을 줄 때 주로 발생한다. 그런데 남성 환자가 여성의 7배 정도로 더 많다. 이유가 뭘까?
남성만이 가진 신체적 특징 때문이다. 성빈센트병원 대장항문외과 조현민 교수는 "몸이 만들어지는 태아 시기 남아의 경우 고환이 뱃속에서 등 쪽에 붙어 있다가 점차 배 밖으로 나온다"며 "고환이 배 밖으로 나오는 길이 남아 아무는 과정에서 다른 부위보다 약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복압이 세지면 그 부위가 다시 벌어지며 장이 튀어나온다"고 말했다. 탈장은 어린이와 고령 환자가 많은데, 어린이는 아직 고환이 나오는 길이 완벽히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고 고령자는 노화로 인해 복벽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타구니 탈장이 발생하면 사타구니 부위 피부 속에 부드러운 덩어리가 만져진다. 초기에는 메추리알 크기지만 점차 달걀 크기로 커지고, 심하면 고환이 부풀어 오른다. 눕는 등 복압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장이 안으로 들어가며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 조 교수는 "탈장이 발생했다고 당장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튀어나온 장이 다시 들어가지 않고 복벽 구멍에 끼면 장 혈액순환이 안 되며 부을 수 있다"며 "그러면 장이 괴사되고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는 보통 탈출한 장을 복벽 안을 넣고 꿰매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장 괴사가 일어나면 장을 절제해야 해 수술이 커진다.
탈장을 예방하려면 갑작스러운 복압 증가를 막아야 한다. 따라서 배에 힘을 주기 쉬운 변비, 전립선비대증은 미리 치료하는 게 좋다. 기침을 자주 하는 사람도 원인 질환을 치료한다. 고령자는 심한 운동, 무거운 화분 들기 등을 피하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