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또래보다 빠른 아이, 방심하다 '덜 자란다'
이도경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8/29 08:20
성조숙증 주의해야
새학기가 다가오면 부모들은 유독 걱정이 많아진다. 또래보다 키가 작지는 않은지, 언어 습득이 늦은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이 빠르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일까? 전문가들은 아이 건강을 중요시한다면, '빠름'보다 '올바른'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장 빠른 아이, 눈에 띄게 달라 학교생활 어려움 겪을수도
눈에 띄게 아이의 성장이 빠르다면 무조건 만족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또래보다 극명하게 빠르게 성장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성조숙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성호르몬은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어릴 때는 다른 아이들보다 크지만 성인이 됐을 때 키가 평균보다 작을 수 있다. 또한 또래 아이들보다 빠른 외형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혜운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미만의 시기에 유방 또는 고환이 발달하는 사춘기 현상이 나타날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탓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심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상태에 대한 검진, 뼈 나이 검사 및 호르몬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중추성 성조숙증은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유도체 약제가 주로 활용되며, 사춘기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는 연령 전까지 치료한다. 치료 시작 후 약 6개월이 지나면 이차성징의 진행이 억제되고 성장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혜운 교수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는 매년 키와 몸무게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며, 이상이 있다면 성장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빠른 사랑니, 정상기능 못하면 구강 건강 위협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이 놓치기 쉬운 것이 구강 건강이다. 사랑니는 가장 늦게 나는 치아로 보통 17~25세 사이에 구강내로 맹출된다. 또래보다 빠르게 사랑니가 난 경우라면 아이의 구강 상태를 살펴봐야할 때라고 볼 수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이효설 교수는 "제일 뒤쪽에 나는 치아이기 때문에 비교적 관리가 어렵고, 몸이 피곤하거나 음식물이 끼면 쉽게 붓고 염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방사선 사진을 통해 사랑니 유무를 파악한 후, 삐뚤어져 있거나 다른 치아에 지장을 준다면 미리 발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기울어져 있는 사랑니는 인접 치아나 잇몸에 염증과 충치를 유발해 청소년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 충치로 인한 통증, 잇몸뿐만 아니라 뺨, 편도선, 림프절까지 붓는 증상은 고통을 악화시켜 학업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