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2017년 7월 제 2차 이사회에서 초등, 중등, 고등부의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기당 최다 투구수 제한 규정'을 발표했다. 고교야구 경우, 투수 한 명은 일 105개를 넘겨 투구를 할 수 없다. 또한 투구 숫자에 따른 휴식일 기준도 정해졌다. 30개까지 연속 투구가 가능하고, 31~35개 투구를 하면 1일, 46~60개는 2일, 61~75개는 3일, 76개 이상의 투구를 하면 무조건 4일동안 쉬어야 한다.
이러한 제한 규정이 생긴 이유는 유소년 야구 선수들이 지나친 투구로 혹사당하는 일을 막고자 함이다. 2007년 고교야구대회에서 선수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로 무리한 투구를 한 선수들의 문제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됐고, ‘선수들의 무리한 투구는 헌법상 기본권인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시정을 권고하는 것이 시발점이 됐다.
투구수 제한은 선수 혹사 방지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다양한 이견들이 있긴 하지만,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의 어깨와 팔꿈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팔꿈치를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 야구 선수들에게 박리성 골연골염(이단성 골연골염)은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외상이나 충격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팔꿈치 관절을 둘러싼 연골이 손상을 입는다. 또 연골의 일부나 전체가 뼈에서 떨어지고 이 과정에서 연골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괴사하기도 한다. 아직 뼈가 약한 성장기 청소년들이 반복적인 투구 동작을 강도 높게 하는 훈련이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야구 선수 등 스포츠 선수들이 박리성 골연골염은 방치할 경우 선수 생활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체계적인 치료 및 재활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박리된 연골 조각을 제거하고, 미세 골절을 유발시켜 관절과 연골을 재생시키는 수술 방법이 주를 이루었다. 최근에는 자신의 무릎 관절 연골을 떼어 팔꿈치 병변에 이식해주는 자가 연골 이식술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CM(씨엠)병원 이상훈 병원장(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팀닥터)이 이 수술을 도입해 2015년 대한견주관절학회에서 엘리트 야구 선수들의 박리성 골연골염에 대한 자가골 연골 이식술 연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팔꿈치 연골 질환 치료법으로서 알려지게 됐다. 이 발표에 따르면 자가골 연골 이식술은 과거 수술법에 비하여 재활 및 회복 기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훈 병원장은 “평소 무리하지 않고 훈련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박리성 골연골염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는 핵심”이라며 “발병 초기에는 휴식, 물리 치료, 약물 요법 등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