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 외래로 내원한 37세 여성 환자는 5년 전부터 출산 이후 양쪽 엉치, 다리의 저림 증상으로 가까운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다. 증상에 호전이 없어 본원에 내원했다고 했다. MRI 검사 결과 척추 신경 내 크게 보이는 종양이 발견되어 환자와 가족에게 설명을 해줬다. 환자는 설명하는 내내 '증상이 있을 때 일찍 내원해서 검사를 받았더라면' 하고 후회를 했다. 필자는 안타까움을 가슴 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고, 진료실에서 눈물만 흘리던 두 아이의 어머니인 환자분의 얼굴이 가끔 생각난다.

목과 허리가 불편한 환자의 대부분은 어느 정도 증상이 심해졌을 때 병원에 내원하고, 환자의 상당수에서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다. 척추 질환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하고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환자에게 정밀 검사가 필요함을 설명하고 권유하나 각자의 개인적, 경제적 사정으로 검사를 미루다가 마비가 동반되어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면 그제야 검사를 하게 된다. 척추 수술이 필요한 환자 중 상당수는 아직도 허리에 칼을 대면 ‘불구가 된다.’ 혹은 '평생 허리를 못 쓴다.'라는 생각에 수술을 주저하고 미루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 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로 척추 수술을 꼭 해야하는 경우는 첫째, 대소변 마비 증상이 있을 때이다. 이때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둘째, 팔다리 마비 증상이 있을 때이다. 셋째, 약물이나 물리치료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때이다. 팔다리에 신경 증상이 있을 때에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신경 증상이란 쉽게 말해서 힘이나 감각이 점점 둔하고 약해지는 경우를 말한다. . 척추 변형이 진행하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자칫 수술 시기를 놓치면 수술 후에도 마비가 회복되지 않아 저린 느낌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나고 둔한 증상이 남아 있는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척추 환자가 늘면서 척추 수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척추 수술은 크게 절개수술과 최소침습수술로 나뉘는데 이는 병명이나 환자의 증상에 따라 결정된다. 과거 큰 수술이라고만 여겼던 척추 수술이 최소침습수술, 미세현미경수술, 내시경 등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최소한으로 절개하고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경험 많은 전문의와 전문병원을 선택해 정밀하게 수술한다면 수술의 효과를 높이고 수술 후 합병증에 대한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척추 질환은 초기 치료가 관건이다. 섣부르게 수술을 결정해도 안 되겠지만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쳐서도 안 된다.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