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실리콘 든 '아토OOO' 화장품…위해 논란 있지만 '버젓이' 판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4/17 09:32
실리콘 성분, 화장품에도 들어 있어
"피부 보호막을 강화해준다" "건강한 피부로 가꿔준다"…아토피 등으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을 겨냥, 출시된 화장품들의 설명 문구다.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일반 화장품보다 이러한 화장품을 더 많이 찾는다.
이런 화장품에 든 특정 성분의 위해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이클로펜타실록산' '사이클로테트라실록산' '디메치콘' 등 실리콘 성분이 해당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화장품 연구자는 "아토피에 좋다는 몇몇 화장품의 성분을 두고 동료들과 함께 '왜 이렇냐'며 깜짝 놀란적이 있다"며 "사이클로펜타실록산 등 실리콘 성분을 듬뿍 바르면 피붓결이 일시적으로 곱게 보일 뿐, 염증 많은 아토피 피부가 근본적으로 건강해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다양한 연구에서 이들 성분은 ▲알레르기 ▲건조함 ▲생식 기관 독성 ▲축적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유럽연합(EU)에서는 사이크로테트라실록산(D4)과 사이클로펜타실록산(D5)은 유전자변이·생식독성 위험이 있는 물질(CMR)로 분류한다. 또한 축적을 통해 환경오염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오는 2020년부터 세정용 화장품에 대해 0.1% 이하로 배합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발표한 상황이다. 캐나다 환경청에서는 디메치콘을 체내 생식기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독성물질로 분류한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속 실리콘 성분이 들어가는 이유에 대해 '발림성'과 '촉감'을 꼽는다. 실리콘 성분은 피부를 코팅하듯 덮어, 사용 즉시 피부가 매끄러워진다. 발림성도 좋다. 한 대형병원 피부과 교수는 "화장품 제조사 입장에서는 해당 성분을 대체할만한 효과적인 성분이 없어 쓰고 있는 게 아니겠냐"라며 "사용감이 중요하다보니, 이런 성분을 안 넣은 화장품은 판매가 저조할 것"고 말했다.
관련 제품 제조사에서도 실리콘 성분 논란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소비자들의 우려는 알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하다고 보장한 원료이며, 사용감이 나빠 제대로 발리지 않으면 피부에 오히려 자극을 줄 수 있어 실리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실리콘 성분인 '사이클로펜타실록산' '사이클로테트라실록산' '디메치콘'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 배합 한도도 없다. 단, 세정용 화장품에 사이클로테트라실록산․사이클로펜타실록산을 0.1% 이하로 배합하게 할 예정이라는 유러피안 커미션(EC) 규정과 관련해, 해당 성분에 대한 현황조사를 하는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진행되는 현황조사는 인체 안전성 문제가 아닌, 환경오염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 성분의 위해 논란은 계속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실리콘 성분은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