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의 남성 클리닉
Q. 5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명예퇴직하고 먹고살기에 어려움은 없으나 하루 종일 집에 있자니 냉장고만 뒤지게 되고 집사람 눈치만 보입니다. 잠자리도 어쩌다 한 번 하게 되는데 그나마도 시원치 않습니다. 체력도 옛날 같지 않고, 잠도 잘 오지 않고, 우울하고, 매사가 피곤하고 귀찮기만 합니다. 벌써 내 나이에 남들이 말하는 갱년기가 온 것인가요. 탈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나요.

갱년기에 들어서면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며 여러 증상이 나타납니다. 남성도 여성과 같은 여러 증상을 겪습니다. 안면홍조가 나타나며 식은땀이 나고, 체력이나 지구력이 예전 같지 않게 느껴지고, 울적하거나 괜히 짜증이 납니다. 신경과민, 기억력·집중력 감퇴, 운동능력이 떨어집니다. 피곤하며 업무능력도 현저히 감소합니다. 특히 성생활에서는 성욕감퇴와 더불어 발기력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중년 나이에 오며 성인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에 따라 배뇨장애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술, 담배, 스트레스 등에 의해 악화되기도 합니다. 단지 여성과 차이점은 성기능과 생식기능이 급격한 감소가 아니라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비뇨기과에서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총 테스토스테론과 프리테스토스테론 측정 검사를 합니다. 그 외 갑상선호르몬, 유즙분비호르몬, 성장호르몬 등의 이상을 알아봅니다. 호르몬 검사를 하면 심한 경우 정상치 이하로 떨어진 경우를 자주 발견하게 됩니다.
치료는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해줍니다. 약제로는 복용하는 약, 바르는 연고, 붙이는 패치제, 주사약이 있습니다. 주사약은 2~3주 간격으로 근육주사를 합니다. 주사 간격이 10~14주로 길며 요요현상이 적은 주사약도 최근 개발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립선암이 의심되거나 확진된 경우, 중증 적혈구증가증에서는 치료에 주의를 요합니다. 치료 후 혈중 내에 호르몬 농도가 올라가면서 젊을 때와 같은 활력을 되찾게 됩니다.
예방으로는 운동, 취미활동, 저칼로리·고단백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족 간 대화도 중요합니다. 자신감을 되찾도록 하십시오. 간단한 소일거리나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남성호르몬 치료는 성기능장애의 예방 및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옵니다.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비뇨기과학회 서울시 지회장과 사단법인 열린의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화여대병원·연세대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