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음낭 한쪽이 커졌어요

글 이윤수(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 그림 유경민

이윤수의 남성 클리닉

Q.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입니다. 친구들과 목욕탕에 갔는데요. 친구들이 저를 보고 이상하다고 병원에 가보라고 하네요. 왼쪽 음낭이 두 배 정도 크면서 겉에서 보면 지렁이가 지나간 것처럼 꾸불꾸불한 자국이 보입니다. 공부하느라고 아직 병원에 가보지 않았는데, 혹시 문제가 있는 건가요. 특별히 아프지 않았고 지금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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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마 왼쪽 음낭에 생긴 정계정맥류로 생각됩니다. 한쪽 음낭이 커지는 질환으로는 정계정맥류, 고환염, 부고환염, 음낭수종, 탈장 등이 있습니다. 고환염이나 부고환염은 결핵성이 아니라면 시작 단계에서 통증이 있으면서 열이 납니다. 통증이 없고 본인도 잘 몰랐고, 표피에 지렁이 모양으로 울퉁불퉁하다는 것으로 보아 정계정맥류로 판정됩니다.

음낭 내에는 2개의 고환이 있고 부고환과 정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자가 고환에서 만들어진 후 부고환에서 숙성이 되고, 정관을 통해 외부로 나가게 됩니다. 정관 주변을 따라 정맥과 동맥 혈관이 함께 어울려 복강내로 들어갑니다. 이때 정맥혈관 내에 혈액이 정체되어 모여 있게 되면 혈관은 점차 늘어나고 굵어지게 되는데, 심하면 음낭 외부 표면에서 보이거나 내부에서 만져지기도 합니다. 주로 왼쪽에 생기며 혈관이 선천적 혹은 후천적 원인에 의해 기형으로 발생합니다. 왼쪽에 많은 이유는 해부학적으로 왼쪽 고환에서부터 나오는 혈관이 신장의 정맥혈관으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자각 증상은 거의 없으나 간혹 경미한 둔한 통증, 아랫배 불쾌감이 있기도 합니다. 진단은 일단 음낭의 표면에 이상이 있는지 보게 됩니다. 외부에 굵은 혈관이 만져지며 심하면 지렁이가 지나간 것처럼 꾸불꾸불한 자국이 보입니다. 고환의 크기와 좌우의 모양도 살핍니다. 한쪽 고환이 너무 작거나 크다면 진료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방치하면 고환이 작아지기도 합니다. 한국 성인 남성의 정상 고환의 크기는 약 19mL입니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고환 크기나 이상 여부를 알아봅니다.

정자의 상태를 알기 위해 정액검사를 합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불임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입니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서 정자를 만들어내는 데 나쁜 영향을 꽤 미칩니다. 생리적으로 정자를 원활하게 만들어내기 위해 정상인은 고환이 복강 내가 아닌 신체 외부로 돌출되어 나와 있습니다. 고환과 항문에서 체온을 재면 온도가 2~3도 정도 차이가 납니다. 정계정맥류의 경우 온도 차이가 거의 없거나 약간의 차이밖에 없습니다. 정맥혈의 정체로 인하여 고환의 온도가 상승하고 혈류가 오래 머물면서 유해 성분이 만들어져 정자 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치료는 혈관을 잡아주는 수술이 가장 성공률이 좋습니다. 수술은 서혜부를 통해서 복강속으로 올라가는 정맥혈관을 찾아 막아줍니다. 혈액은 다른 길을 따라 흐르게 되며, 고환 및 주변부의 온도가 내려가서 모든 것이 정상을 찾게 됩니다. 많은 남성들이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임기 남성이라면 음낭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의한 분은 일찍 발견해서 다행입니다. 시험이 끝나면 비뇨기과에 가서 진료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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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비뇨기과학회 서울시 지회장과 사단법인 열린의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화여대병원·연세대 외래교수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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