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환경호르몬 노출 심한 산모, 아이 발달장애 '위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12/26 09:03
산모 80% 이상, 오염물질 검출… 아이, 뇌신경 발달 지수 낮아
중금속 많은 해산물 섭취 주의
대다수의 산모에게서 환경오염물질이 검출되며, 환경오염물질이 많이 검출된 산모의 아이들은 뇌신경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환경오염물질은 체내에 들어오면 호르몬처럼 작용하면서 각종 이상 증상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은소희 교수팀은 2011~2012년 국내 4개의 도시(서울·안양·안산·제주)의 산모 140명을 대상으로 만삭 분만을 한 뒤 혈액·제대혈·소변을 수집하고, 분만 30일 뒤에는 모유를 수집했다. 그리고 농약 등에 있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5종, 플라스틱 등에 많은 프탈레이트 7종, 수은·납·망간 등 중금속 3종의 검출률을 살폈다. 그 결과, 잔류성유기오염물질 5종은 각각의 종류에 따라 80~95%의 산모에게서 검출됐다. 프탈레이트 7종 역시 종류에 따라 85~100%에게서 검출이 됐으며, 수은·납은 100%, 망간은 94%에서 검출됐다. 연구를 같이 진행한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김선미 연구교수는 "환경오염물질은 해산물 같은 식품, 토양, 일상적으로 쓰는 플라스틱·화장품에 들어있어 임신부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이 거의 다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은소희 교수는 "태아나 영유아기에 환경오염물질에 노출되면 신경을 구성하는 필수 지방산에 변화가 생겨 신경계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환경오염물질이 신경 발달 과정에 필요한 성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을 교란시킨다는 가설도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 연구교수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나 중금속은 한 번 체내로 들어오면 나가지 않으므로 임신기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이들 물질은 생선 내장, 조개, 기름에 튀긴 음식, 육류 등에 상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또한 프탈레이트가 많은 플라스틱 용기보다는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를 쓰는 것이 좋다. 환기와 청소, 손씻기에 신경을 쓰고, 운동이나 차 마시기 등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는 행동도 체내 환경오염물질을 줄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