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PET CT' 검사로 간암 표적항암제 치료 결과 예측한다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12/11 10:35
종양을 진단하는 'PET/CT(양전자방출 단층촬영/전산화 단층촬영)' 검사로 진행성 간암 표적항암제 소라페닙의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성필수, 핵의학과 박혜림·유이령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 내원한 진행성 간암 환자 중 소라페닙 단독 치료 전 PET/CT 검사를 받은 간암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진행성 간암환자 종양세포의 대사 활성도가 낮은 경우, 표적 항암제 치료 시 종양 진행기간이 4.7개월인 반면 종양대사활성도가 높은 경우에는 진행기간이 1.9개월로 간암이 진행되는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세포 대사 활성도는 종양세포의 성장 속도를 측정하는 수치로, 속도가 빠를수록 암이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연구팀은 치료 반응 부분에서도 종양활성도가 낮은 환자군은 질환 조절율이 50%로 활성도가 높은 환자군의 23%보다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종양성장 속도가 낮으면 질환이 진행하지 않고 치료가 되거나 안정상태로 유지될 확률이 더 큰 것. 중앙 생존기간 역시 종양활성도가 낮은 환자군이 12.2개월로 활성도가 높은 환자군의 3.7개월보다 높았다. 배시현 교수는 “소라페닙을 사용하는 환자 중 97%가 잘 듣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통해 소라페닙에 치료효과가 있을 환자들을 PET/CT로 미리 예측하고, 성장 속도가 빠른 종양은 소라페닙 단독 치료가 아닌, 여러 종류의 다른 치료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암을 처음 진단 받을 때 1/3 이상의 환자들은 간암이 간 문맥을 침범하거나 간 외 전이가 이미 발생한 진행성 간암 상태에서 진단받는다. 간 문맥이 간암에 의해 침범이 된 경우에는 간암이 다른 부위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고, 간 기능을 떨어뜨려 황달, 복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의 원인이 된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해 사망률이 높다. 진행성 간암의 치료를 위해 여러 치료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그 효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현재 표준 치료법으로 소라페닙이 승인돼 임상에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만 효능이 나타나며, 부작용이 많아 치료효과 예측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PET/CT검사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대사적 변화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검사로 포도당 유사체(F-18-FDG)의 대사율을 측정해 각종 암 진단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PET/CT 검사가 간세포암의 표적항암제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검사로 유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연구는 소화기내과와 핵의학과 동일 교수팀이 2013년에 발표한 ‘간동맥화학색전술의 치료 반응 PET/CT 예측’의 후속으로 진행한 두 번째 다학제 결실로, 영상의학 분야 권위지인 ‘유럽핵의학분자영상저널 (Eur J Nucl Med Mol Imaging, 인용지수 7.3)’ 온라인에 11월 10일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