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부 및 임신 계획 여성 절반 이상이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 10월 19~25일 현재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 463명(임산부 150명, 1년 이내 임신 계획 여성 3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응답자의 59.3%(275명)은 하루 세 끼 중 한 끼 이상을 굶는다고 응답했다. 임신부의 47.3%와 임신 계획 여성 57.2%가 아침을 거르고 있었다. 식사를 거르는 이유로는 바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54.5%), 한두 끼의 식사로도 영양 섭취가 충분할 것 같다(20%), 오래된 식습관으로 건강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16.7%)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 평균 운동시간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2.8%(152명)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는 “임신 중 에너지 섭취가 부족하게 되면 체중이 정상적으로 증가하지 않아,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임신기에는 영양소 일일 권장 섭취량이 임신 전과 비교해 크게 증가되므로 무엇보다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균형적인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오랜 관념에 의해 임신기 신체활동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은데, 적절한 양의 운동은 임신으로 인한 과도한 체중증가를 막고 스트레스나 불안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엽산’ 섭취 부족 15.5%…태아 신경관 결손 우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임산부의 임산부용 영양제 복용 실태도 알아봤다. 현재 임산부용 영양제 복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임산부 3명 중 1명(32%)이 복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임산부용 영양제를 복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식사만으로 영양섭취가 충분한 것 같아 종합영양제를 따로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41.7%, 20명)’를 꼽았으며, ‘임신을 위해 영양제 섭취가 필요한지 잘 몰라서(22.9%, 11명)’를 답한 응답자도 일부 있었다.
임신부가 특히 챙겨야 할 영양소는 엽산이다. 엽산이 부족할 경우 태아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무뇌증이나 이분척추와 신경관 결손 같은 선천성 기형이 유발될 수 있으며, 태아의 신경관 결손은 유전성을 지닌 모든 선천성 장애의 약 25%를 차지하는 5대 중증 선천성 장애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전체의 15.5%(238명 중 37명)가 엽산이 함유된 어떠한 영양제도 복용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신기간 중에는 비임신 여성의 권장 섭취량 0.4mg보다 최소 0.2mg의 엽산이 더 요구된다. 미국예방정책특별위원회(USPSTF)에서는 임신을 계획하거나 임신이 가능한 여성에게 보충제를 통해 1일 0.4mg~0.8mg의 엽산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임산부의 엽산 복용 시기는 태아 신경관 결손 예방을 목적으로 임신 3개월 전부터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 교수는 “매년 선천성 기형아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임신을 계획하는 시점부터 태아 신경관 결손 예방을 위해서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임신부는 비타민D, 철분, 엽산 등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영양소의 경우는 음식 섭취만으로는 필요량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며 “임산부 영양섭취 요구량에 맞춰 섭취하기 위해서는 단일 엽산제 보다는 엽산의 체내 대사를 돕는 비타민B군, 비타민D, 철분 등이 추가된 멀티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