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발 건강

발가락 사이 피부가 짓무르고 습기에 불어 하얗게 되거나 갈라진다. 각질이 생기기도 하고 땀만 나면 불쾌한 냄새와 함께 가려움이 시작된다. 여름철 대표 질환인 백선증(무좀)이다. 백선증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세균 증식이 활발해 발생 위험이 높은 질환이다. 특히 발뿐 아니라 손발톱, 사타구니, 몸까지 신체 어느 부위에나 잘 생긴다. 다음은 각 부위별 백선증과 함께 치료·예방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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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는 각종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자외선과 온도, 습도의 증가와 함께 야외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로 피부가 탄다고 표현하는 피부 손상이 대표적이지만, 고온다습한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에는 곰팡이균이 증식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6년 백선증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진료인원은 240만7687명이었고, 이 중 여름철인 7~8월 진료인원이 106만3308명으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박미연 과장은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발뿐 아니라 사타구니, 가슴 등 신체 어느 부위에도 곰팡이균이 증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계절 특성상 공중목욕탕이나 수영장 등 공공장소에 사람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전염이 쉬운 것도 진료인원 상승의 원인이다. 백선증은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피부 질병을 의미하며, 발병하는 신체 부위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된다. 보통 손발톱이 가장 많고, 발·사타구니·가슴에 생기며, 얼굴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백선증은 고온다습한 상태에서 잘 번식하므로 신체를 되도록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고, 땀의 흡수나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의복은 피해야 한다. 피서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수영장을 방문하면 공용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개인 용품을 챙겨 가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장 흔한 백선증은 손발톱백선증
손발톱백선증은 일반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백선증 중 하나다. 손발톱백선증은 손발톱판 아랫부분 피부가 감염돼 손발톱이 백색 또는 황색으로 변하고 두꺼워지며, 쉽게 부스러지게 된다. 심할 경우에는 손발톱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손발톱백선증은 남성 못지않게 여성에게도 골칫거리인 병이 됐다. 하이힐과 스타킹 때문이다. 하이힐과 스타킹으로 폭 좁은 신발이 발가락 사이를 비좁게 만들어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손발톱백선증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고 치료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하면 계속해서 곰팡이가 생겨나 만성무좀으로 악화될 수 있다.

여름철 잘 알려진 발백선증
발백선증은 세균감염으로 물에 불은 듯 보이는 각질과 작은 구멍이 있는 병변이 발생해 병변 부위가 화끈거리거나 아프고 가렵게 된다. 악취를 동반하기 때문에 생활의 불편함도 발생한다. 전체 백선증의 30~40%를 차지하며 20~50대에서 가장 흔하다. 소아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손발톱백선증과 마찬가지로 장시간 통풍이 안 되는 환경이 원인이다. 신발 통풍이 안 되면 발의 온도가 올라가고 땀이 차는 등 습한 환경이 만들어져 발백선증이 잘 생기게 된다. 근무 중 슬리퍼 등 통풍이 잘 되는 신발로 갈아 신고, 신발 여러 켤레를 번갈아 신는 것이 좋다.

사타구니에 곰팡이가 핀 샅백선
샅백선은 사타구니 피부에 곰팡이균이 생긴 것이다. 사타구니는 피부가 접히고 습기가 잘 차는 부위로 백선증이 쉽게 발생하는데, 대부분 성인 남자에게서 발생한다.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하는 수험생이나 사무직 근무를 하는 직장인의 경우 사타구니에 백선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홍갈색의 문양이 사타구니에 생기는데 색소 침착이 있다.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항진균제를 바르면 쉽게 치유되지만 여름에는 재발이 흔하며 발이나 손발톱 등에 백선증이 치료되지 않은 경우 재발이 더 쉬울 수 있다. 꽉 조이는 옷을 피하고 접힌 부위가 시원하고 건조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비만의 경우 신체 부위가 잘 접히므로 체중감량을 통해 피부가 접히는 상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동물에게 옮을 수 있는 몸백선증
대부분의 백선증은 사람에게서 유래한 균이지만 몸백선증은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안아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목과 팔, 다리, 몸에 동그라미가 퍼지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병변은 다발성으로 생기기도 한다. 피부색이 갈색이나 흑색 등으로 바뀌거나 작은 수포 또는 피부에서 하얗게 피부 부스러기가 생기기도 한다.




백선증 진단은?
백선증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을 채취해 실제 백선증을 일으키는 균인지 확인한다. 균이 잘 발견되지 않을 경우 균을 배양해서 검사하기도 한다. 이외에는 균 염색을 통해 곰팡이균을 발견하는 방법도 있다.


약을 먹거나 바르거나
백선증은 약을 먹거나, 피부에 발라 치료를 한다. 문제는 재발이 잦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치료효과를 확인하고 약 복용이나 피부 도포를 멈추면 원하는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은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현재까지 나온 치료약에 내성을 보이는 곰팡이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자신에게 맞는 약을 고르기 위해선 의사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일부 식초에 발을 담그는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각질을 깎아내는 효과가 있지만 세균감염 위험이 높아 시도해선 안 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