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으로 ‘기능성’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확대됐다. 화장품 가게에서 어떤 기능성 화장품을 살 수 있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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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탈모완화제, 튼살개선제 등 추가
기능성 화장품이란 화장품의 안전성과 의약품의 유효성을 모두 갖춘 제품을 말한다. 원래는 피부미백에 도움을 주거나, 주름을 완화·개선하거나, 자외선을 차단하는 제품이 전부였는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기능성 화장품 유형을 확대했다. ▲모발 색상을 변화시키는 제품 2종(염모제, 탈염·탈색제) ▲체모(體毛)를 제거하는 제품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제품 ▲아토피 피부의 건조함을 개선하는 제품 ▲여드름성 피부로 인한 각질·건조함을 방지하는 제품 ▲튼살 등 피부 갈라짐을 개선하는 제품이 추가된 것이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특정 성분(기능성 고시 원료)을 정해진 함량 내로 함유하거나,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한 뒤에 심사를 거쳐 통과해야 한다. 새로 추가되는 기능성 화장품 역시 특정 성분을 함유하거나, 임상시험 자료 등을 제출해야 인정받게 된다.

2 “의약품과 혼동하면 안 돼”
기능성 화장품 유형이 확대된 것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다양한 기능성의 화장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 자신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믿고 고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화장품을 약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질병 이름을 표시한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오히려 ‘아기가 잠을 푹 잘 수 있게 하는’, ‘피부 장벽을 개선해주는’ 등의 애매한 표현으로 인한 혼동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논란 끝에, 아토피·여드름·탈모 같은 질병명이 들어가는 기능성 화장품에는 ‘의약품이 아니다’라는 주의 문구가 추가로 표시된다.

3 미백, 자외선 차단 기능 세분화
기존 기능성 화장품에도 변화가 생겼다. 미백 화장품의 경우 범위가 세분화됐다.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하는 것 자체를 막는 화장품과 이미 침착된 색소를 옅게 하는 방식의 화장품으로 나뉜다. 자외선차단제도 기존에 강한 햇빛을 방지해 피부를 곱게 태워주는 기능과 함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자외선차단제 중 자외선A 차단 지수 등급을 3에서 4등급으로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기능성 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이 행정 예고되기도 했다. 자외선A 차단 등급을 3등급에서 4등급으로 확대하면 현행 자외선A 차단지수 2 이상~4미만은 PA+, 4 이상~8미만 PA++, 8 이상이면 PA+++로 표시되던 것이 8 이상~16 미만은 PA+++, 16 이상은 PA++++로 표시된다.

4 품질 관리도 강화
화장품의 종류만 다양해지는 게 아니다. 기능성 화장품의 품질 관리를 위한 개정안도 마련됐다. 염모제·제모제 등에 사용되는 원료의 기준 및 시험 방법 내용이 추가됐다. 염모제·제모제 등의 원료에 대한 기준과 시험 방법을 마련하고, 겔제·에어로졸제·분말제 등에 대한 정의가 생겼다. 파라벤 관련 시험 요건, 파라벤 7종의 성분 개요, 기기 분석 방법, 결과 판정 방법 등도 담겼다. 식약처는 “화장품 산업 활성화에도움을 줄 수 있고,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 등이 ‘무파라벤’ 표시·광고를 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소비자가 기능성 화장품을 더 믿고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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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화장품은 우리나라에만 있다!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개념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 일본은 미백 화장품을 약용 화장품으로 분류하고, 중국은 미백과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특수용도 화장품으로 분류한다. 미국은 자외선차단제만 일반의약품으로 인정한다. 유럽에서는 화장품의 기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의 기능성 화장품과 유사한 개념으로 ‘코스메슈티컬’이라는 게 있다. 화장품과 의약품을 합친 신조어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일컫는다.

기능성 화장품 효과 극대화하려면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이라도 주름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미백 기능성 화장품을 바른다고 잡티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기능성을 인정받았다고 해도 일반 화장품에 비해 효과가 조금 더 있을 뿐이다. 의약품처럼 피부 문제를 완전히 개선하지 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사용해야 한다. 다만, 약간의 노력으로 기능성 화장품의 효과를 높일 수는 있다. 각질을 주기적으로 없애면 화장품 속 성분이 피부에 더 잘 흡수된다. 각질은 보통 28일을 주기로 생겼다가 떨어지는데,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화장을 자주 하면 주기가 길어진다. 1~2주에 한 번씩 각질제거용 팩이나 클렌저를 사용해서 각질을 없애고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면 미백, 주름개선 등의 효과를 더 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