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뇌출혈 후 동반되는 무서운 후유증 3가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5/24 13:37
뇌출혈의 일종인 지주막하출혈 환자 수가 늘고 있다. 지주막하출혈은 뇌 표면에 있는 2개의 막 사이에 출혈이 생기는 것인데, 주로 뇌동맥 파열이 원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지주막하출혈 환자 수는 2012년 2만6273명에서 2016년 3만804명으로 지난 4년 새 약 17% 늘었다. 배우 안재욱 역시 지난 2013년 지주막하출혈을 겪은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현재는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지주막하출혈은 재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으면 후유증이 큰 질환이다.
◇방금 말한 내용 기억 못 하고, 언어 능력 떨어져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대표적인 후유증은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발병 후 3개월 간 가장 흔히 나타나는데 재활 치료를 제때 하지 않으면 6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드라마에서 가끔 정신을 잃고 쓰러진 뒤 사람을 못 알아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지주막하출혈 후 기억력 저하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환자의 20~60%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고 말했다. 방금 말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형태가 가장 흔하다.
실행능력이 떨어지는 후유증도 환자의 3~76%가 겪는다고 알려졌다. “냉장고에서 물 좀 가져다주세요”라고 이야기했을 때, 냉장고 앞까지는 가지만 가만히 서 있으면서 다음 단계에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환자 스스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의료진은 실행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한다.
언어기능이 떨어지는 것 역시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부터 76%까지 다양하게 보고된다. 말을 알아듣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기능 저하는 발병 후 첫 3개월에서 18개월까지 지속적으로 나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업·언어치료 필요하고, 때에 따라 치매약 복용
지주막하출혈 환자의 인지기능을 높이기 위한 재활 치료는 반드시 해야 한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 재활치료로 나뉜다. 유승돈 교수는 “신경외과팀과 시행한 공동 연구에서 치매약으로 알려진 도네페질을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환자들에게 투여한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향상됐다”며 “도네페질과 같은 치매약이 지주막하 출혈로 인한 인지기능 손상 환자의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지 재활치료로는 작업치료와 언어치료를 진행한다. 인지재활은 단순한 내용에서 복잡한 내용으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 지속적으로 자극의 강도를 높여 나간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인지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유 교수는 “생활 속 여러 상황에서 자신의 힘으로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스스로 독립할 때까지 재활 기간은 상당한 시간을 거쳐야 할 때가 많아 보호자나 지인들의 이해와 인내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