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이 되면서 완연한 봄을 즐기기 위해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봄에는 외출 후 눈이 가렵고, 눈곱이 끼는 등의 증상이 생기기 쉽다. 봄철 꽃가루와 황사, 미세먼지 등이 공기 중 떠다니면서 눈에 달라붙기 때문이다. 이때 발생하기 쉬운 질환이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눈 질환이다. 유행했던 시기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시기와 겹쳐 '아폴로 눈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몸에 들어와 5일 정도 잠복했다가 증상을 유발한다. 양 눈에 증상이 동시에 생기는데, 충혈, 눈곱, 눈물, 이물감이 대표 증상이다. 염증이 각막으로 퍼지면 각막상피세포가 벗겨지면서 심한 통증으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다. 고대안산병원 안과 엄영섭 교수는 "증상이 생기고 약 1주 뒤 환자의 약 절반에서 시력감퇴가 생기는데,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시력이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성인은 눈에만 증상이 생기지만 어린이에서는 고열, 인후통, 설사 등의 전신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증상은 보통 2주 정도 활발히 지속되며 전염성이 강하다.
치료는 이차적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 경구약을 투여한다. 각막에 염증이 심하여 각막상피가 벗겨지고 통증이 심할 때에는 압박안대 또는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쓴다. 표층각막염 때문에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성 안약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성 안약은 짧은 기간 사용한다.
엄영섭 교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치료보다 전염 예방이 더 중요하다"며 "항상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수건, 비누 등을 꼭 따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