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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로 韓·日 3만명 일찍 사망… 어떤 병 유발하길래?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장서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7/03/31 11:16
국경을 넘는 초미세먼지 이동이 대기 오염과 세계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이 지난 3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이 논문에는 중국발 초미세먼지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조기 사망자가 한 해 3만 명에 달한다는 2007년 연구결과가 실려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이하인 아주 작은 먼지 입자로, 호흡기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 폐·장·혈관 등에 침투한다.
중국 칭화대·베이징대, 미국 어바인캘리포니아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이 2007년 초미세먼지 이동이 세계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2007년 한 해 동안 228개 국가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농도와 유입경로, 초미세먼지가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질환으로 일찍 사망한 사람 수 등의 자료를 수집했고, 이를 바탕으로 초미세먼지와 조기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 345만 명 중 12%인 41만1100명이 외국에서 날아온 초미세먼지 때문에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영향으로 3만900명이 사망한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가 끝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중국발 초미세먼지 수준은 거의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연구진은 세계의 많은 기업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에 공장을 세웠기 때문에 중국의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서 문제가 된다. 큰 먼지는 코와 목의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진다. 그런데 미세먼지와 그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몸 안으로 그대로 들어가 폐 등의 장기에 달라붙는다. 만성폐쇄성 폐 질환·만성기관지염 등의 호흡기질환을 비롯해 암·고혈압·부정맥·안구건조증·알레르기 등의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430만 명이 미세먼지로 사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폐암 원인 1위인 담배보다 미세먼지가 더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당장 없애는 건 불가능하므로, 일단 피하는 게 최선이다. 대기 오염이 심한 날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써야 한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먼지를 80% 이상 차단한다는 뜻이다.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목욕해야 한다. 물로만 씻어서는 미세먼지 속 오염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므로 중성이나 약산성의 세정제를 사용해 씻는다. 몸 안에 쌓인 중금속을 배출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비타민C·비타민E·셀레늄·아연·마그네슘이 효과적인데, 이러한 영양소는 미역·마늘·우엉·브로콜리·키위·도토리 등에 풍부하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면역력을 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일부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