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야식이 '치아 건강' 해친다… 야식 즐기면서 치아 보호하려면?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장서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7/04/04 10:37
야식(夜食)이 습관이 된 사람들이 있다. 주로 야근이 잦은 직장인이나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인 경우가 많은데, 야식은 잠자야 할 시간에 위가 쉬지 못하고 소화해야 하는 음식의 양을 늘려 비만·위장장애·변비·치질을 유발한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먹는 야식은 치아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치주염·치아 상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제니퍼 룬드그렌 박사 연구팀은 30~60세 남녀 2217명의 야식 섭취 여부를 6년간 추적 조사했다. 야식의 기준은 하루 열량의 25% 이상을 저녁 식사로 섭취한 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군것질하는 행위로 정했다. 야식 여부와 함께 나이·흡연·당뇨병·체질량(BMI)지수 등 치아건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2217명 중 야식을 꾸준히 먹은 173명은 야식을 먹지 않은 사람보다 4개 이상의 치아가 더 많이 상실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유디치과 백영걸 대표원장은 "밤에는 침 분비량이 줄기 때문에 야식을 먹은 후 양치를 바로 하지 않고 잠들면 세균이 번식해 충치가 생기기 쉬운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입속 침은 치아 표면에 붙은 세균을 닦아내고 입 안의 산성도를 낮춰 충치로부터 치아·잇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야식이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것도 치아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다.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위장이 쉬어야 할 시간에 쉬지 못하고 음식물을 소화하느라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수면을 방해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과다분비되며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 작용에 이상이 생긴다. 결국,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다시 야식과 폭식을 하게 돼 악순환이 반복된다. 야식은 역류성 식도염에 의한 치아 부식도 유발한다. 음식을 먹고 바로 잠을 자면 위산 분비가 늘어나 식도로 역류한다. 강한 산성인 위액은 치아를 마모시켜 짧은 시간 안에 치아가 상하게 한다.
백영걸 대표원장은 "야식을 먹었다면 평소보다 오래 꼼꼼하게 칫솔질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체 구강 면적에서 칫솔이 닿는 면적은 4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에 충치균이 남을 수 있다. 잠들기 30분~1시간 전에 허기가 느껴지면 딱딱하고 기름진 음식보다는 과일·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가볍게 먹는 게 좋다.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씹으면 입안의 세균이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어 치주 질환(잇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이와 같이 수분이 많은 채소는 갈증을 해소하고 입 안 수분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충치가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밤에는 되도록 야식을 자제해야 한다. 치아관리 습관이 드는 청소년기에는 식사 이후와 잠자기 전 양치질이 특히 중요하다. 치실·치간 칫솔 등을 사용해 치아가 겹친 부위도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