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까다로운 재발 부인암… 비뇨기·흉부외과 등 5개 科 함께 치료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3/14 08:00
[헬스 특진실]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
난소암 환자의 80%가 재발
배 속 모든 장기에 암세포 퍼져
온열항암요법 등으로 효과 높여
김씨 경우처럼 난소암은 재발률이 80%로 매우 높다. 재발이 잘 되는 이유는 난소암은 뚜렷한 검사법이 없고 특별한 증상도 없어 환자의 80%가 3·4기에 발견되기 때문이다. 늦게 발견되다 보니 이미 암이 전이된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 재발이 잘 된다. 난소암은 난소 표면에 생기고, 해부학적 위치상 복막에 전이가 되면서 복강 안에 있는 모든 장기에 암세포가 퍼지기 쉽다.
◇난소암, 암세포 최대한 떼내는 수술해야
난소암 역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이 쉽고 생존율이 높다. 그러나 난소암 발견을 위해 초음파 검사를 해도 물혹 등 양성 종양과 헷갈려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렇더라도 가족 중에 난소암이나 유방암·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난소암 위험이 높으므로 1년에 한 번은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 재발 시 치료 어려워
부인암(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20대부터 2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검진(세포진 검사)을 해주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전암(前癌)단계인 자궁경부이형성증, 상피내암의 경우는 자궁 경부만 도려내는 수술을 하며, 1·2기 초에는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주웅 센터장은 "자궁경부암 2기 말만 돼도 20~30%가 재발한다"며 "재발하면 방광·대장 등 골반 안에 장기를 다 들어내는 광범위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발견을 위해 국가에서 하는 검진을 철저히 받아야 하고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맞는 것도 권장한다. 자궁내막암은 질출혈 등 증상이 뚜렷해 비교적 일찍 발견되다 보니 치료가 잘 되고 전이·재발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 그러나 늦게 발견한 경우에는 나팔관을 타고 복막 등에 전이가 되면서 난소암만큼 치료가 어렵다. 자궁내막암은 1년에 한 번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할 수 있다.
◇재발암 신치료법 도입해 적용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에서는 재발한 부인암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간담췌외과·대장항문외과·비뇨기과·흉부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협진을 하고 있다. 김윤환 센터장은 "재발성부인암센터를 만든 이유는 치료가 어렵고 까다로운 재발암이라고 해도 완치를 목표로 심층적인 다학제 접근을 하기 위해서다"라며 "독일에서 나온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팀을 이뤄 치료를 하는 것이 부인암의 수술 성적을 높이고 환자의 생존율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대여성암병원에서는 재발한 부인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다양한 치료를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치료법(HIPEC)이다. 이 치료법은 암 수술을 마친 뒤 배를 닫기 전에 43도로 열을 가한 항암제를 복강 내부에 90분 간 넣어 돌린 뒤 남은 암세포를 사멸하는 치료법이다. 김윤환 센터장은 "복강 내 온열항암치료법이 재발성 난소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꽤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암세포가 열에 약한 특성을 이용해 항암·방사선치료 후 고주파온열치료를 추가적으로 해 암세포를 완전히 사멸시키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또한 미국부인종양연구회 등에서 진행하는 신약 임상시험에 환자를 적극 참여시킴으로써 재발암 환자들이 신약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