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머리야~” 두통은 전 인구의 70~80%가 한 해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실제 대한두통학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두통을 경험하고, 여성은 66%, 남성은 57%가 한 해 적어도 한 번 이상의 두통을 겪는다고 보고된다.

통계에서 나타나듯, 두통은 여성에게 더 많다. 특히 심한 통증과 함께 심장박동처럼 머리가 쿵쿵 울리고 위장 증상을 동반하는 ‘편두통’은 여성에게 더 많다. 전문가들은 두통이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와 관련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편두통을 앓는 여성의 약 75%는 초경 시작, 생리, 피임약, 임신, 폐경과 연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편두통연구회 연구에 따르면, 남자에 비해 여자가 3~4배 더 많으며 여성의 편두통은 생리와 관계된 호르몬과 신경화학물질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대 신경과 교수)은 “여성이 초경을 시작하는 12세 전까지는 남아에게 두통이 더 많거나 남녀 비율이 비슷한데, 초경 이후부터는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은 편두통이 보고된다”고 말했다.
생리와 두통
생리주기에 따른 편두통은 두 가지로 나뉜다. 순수월경편두통과 월경연관편두통인데, 순수월경편두통은 생리 시작 시점부터 두통이 시작된다. 반면 월경연관편두통은 생리하기 2~3일 전부터 두통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 에스트로겐이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단기예방법이라고 해서 월경 시작하기 이틀 전부터 시작해서 6일 동안 예방약을 먹는 게 효과적이다. 약을 쓸 때는 급진적으로 효과를 내기보다는 작용시간이 24시간 지속되는 약을 사용하게 된다.
출산과 두통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늘면서 호르몬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래서 50~60% 이상은 임신 중에 편두통이 상당히 호전된다. 문제는 출산 이후다. 출산 이후 수유 기간에 편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고 몸이 예민해져서이다. 그런데 모유수유를 하면, 뇌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분비돼 편두통 증상을 완화시킨다고 알려진다. 따라서 출산 이후 편두통이 나타난다면 모유수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구피임약과 두통
경구피임제는 편두통의 주요 요인인 에스트로겐이 주된 성분인데, 이 약을 사용하면 편두통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는 편두통 환자의 절반가량에게서 경구피임제를 먹은 후 두통이 심해진다. 특히 생리주기에 편두통이 심하던 사람들은 경구피임제를 사용한 후 편두통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경구피임제를 사용하기 전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편두통을 예방하는 생활수칙 5
1. 6~7시간 매일 충분한 수면 취하기
두통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습관은 적정 시간 동안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다. 수면시간이 너무 많거나 적게 되면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매일 6~7시간 수면을 취하고, 잠자리 드는 시간도 일정하게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2. 술이나 청량음료, 초콜릿 등 두통을 일으키는 음식 섭취 피하기
초콜릿이나 적포도주, 치즈, 식초에 함유된 아민이나 인스턴트식품, 가공육류, 조미료 등에 들어 있는 MSG, 소시지나 베이컨에 많이 있는 아질산염, 청량음료나 껌, 아이스크림 등에 포함된 아스파탐, 커피같이 카페인을 함유한 식품은 두통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다.
3. 긴장 완화를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규칙적인 운동은 긴장을 완화시키고 편두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 주치의와 상의하여 다른 의학적 문제로 운동을 시행하기 힘든 경우가 아니라면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매일 30분 이상 목과 어깨, 허리 등의 근육이완 운동이나 명상, 요가 등도 도움이 된다.
4. 끼니 거르지 않고 영양 풍부한 음식 고루 섭취하기
6시간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도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혈당이 낮아지면서 뇌로 혈당을 공급하는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이에 따라 뇌혈관 주변의 말초신경이 자극되어 두통이 생긴다. 소량이라도 꼭 아침식사를 하고 저녁식사는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C와 미네랄이 많은 신선한 푸른 채소를 자주 먹는 것도 두통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5. 증상이 잦다면 ‘두통 일기’ 작성하기
두통은 매우 주관적인 증상인데 상당수 환자들이 상담 시 주치의에게 ‘머리가 아프고, 띵하다, 걱정된다’는 정도로 자신의 상태를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평소 자신이 느낀 통증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두통 일기를 쓰면 의료진과 상담할 때 용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