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뉴트리션
차갑게 먹는 건강 수프 스페인의 가스파초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입력 2016/12/21 09:00
글로벌 건강 푸드 열전
<헬스조선> ‘글로벌 건강 음식’ 그 여섯 번째 이야기는 스페인의 ‘가스파초’다. 가스파초는 토마토와 올리브오일을 주재료로 만들어 차갑게 먹는 건강 수프다.
유럽에서 토마토 생산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스페인이다. 스페인의 따뜻한 기후가 토마토 재배에 최적이다. 가스파초처럼 토마토를 이용한 음식이 스페인 사람들의 식탁에 흔히 오른다. 토마토소스의 기원이 스페인 지역이라는 주장도 있다. 스페인의 한 지방에서는 매년 8월 토마토 축제인 ‘라 토마티나(La Tomatina)’가 열린다. 거리에서 사람들이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지며 즐긴다. 소비되는 토마토 양이 40여 톤에 달한다고 한다.
가스파초는 차갑게 먹는 수프다. 토마토를 잘게 썰거나 갈아서 각종 향신료를 섞어, 냉장고에 넣고 차갑게 만들어 먹는다. 피망이나 오이, 양파를 함께 넣기도 한다. 향신료는 마늘·식초·올리브오일·후추 등을 쓴다.
가스파초가 건강식인 이유는 토마토에 있다. 잘 익은 토마토에는 ‘라이코펜(Lycopene)’이란 식물영양소가 풍부하다. 라이코펜은 우리 몸에서 항산화 역할을 해,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생기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라이코펜의 활성산소 제거 능력은 베타카로틴의 2배 이상, 비타민E의 100배 이상이다.
라이코펜의 항산화 능력은 자외선으로 생기는 피부의 광(光)노화나, 뇌 신경세포의 산화를 억제한다. 또한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적이기도 하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유전구조를 손상시키기도 하는데, 라이코펜이 이를 막아준다. 토마토를 꾸준히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기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35%, 진행성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53%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지용성이라, 기름과 함께 먹어야 흡수가 잘 된다. 가스파초에는 올리브오일을 넣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맞다. 올리브오일은 그 자체로도 몸에 좋다. 장수식(長壽食)으로 유명한 지중해 식단에 빠지지 않는 게 올리브오일이다. 올리브오일은 고기와 달리 불포화지방산이다. 불포화지방산은 막힌 혈관을 부드럽게 풀어줘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미국, 그리스, 이탈리아 등 7개국 국민의 식생활과 심장병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올리브오일을 많이 먹는 지역의 사람들은 심장병 걸릴 확률이 최대 40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에 포함된 비타민C는 열을 가하면 쉽게 파괴되는데, 가스파초를 만들 때는 불을 쓰지 않으니 함께 들어가는 양파나 오이에 포함된 비타민C를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가스파초를 한꺼번에 많이 먹는 건 경계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이정주 파트장은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 속의 효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아 소화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화기능이 저하되면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기 쉽다.
가스파초, 이렇게 먹어보자
가스파초는 각종 채소와 올리브오일로 만들기 때문에 다이어트 음식으로 알맞다. 단, 다이어트할 때 가스파초만 주로 먹으면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부족해진다. 이때 삶은 닭가슴살과 현미밥 한 공기를 곁들이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굳이 다이어트가 필요 없다면 현미밥 대신 빵을 곁들여보자. 가스파초를 빵에 찍어 먹거나, 갓 구운 바게트 위에 소스처럼 발라 먹으면 좋다.
가스파초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서울 연희동 ‘작은 스페인’
스페인에서 요리를 배운 셰프가 운영하는 음식점이다. 가스파초 외에도 도토리를 먹고 자란 스페인 ‘이베리코 돼지’를 염장해 만든 햄, 우리나라의 볶음밥과 유사한 ‘빠에야’, 달콤한 스페인식 푸딩 ‘플란’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25길 37
서울 통인동 ‘따빠스구르메’
한옥을 개조한 조그마한 규모의 식당이다. 한치나 딱새우 등 일부 식재료는 제주도에서 들여온다. 이곳의 가스파초에는 새우가 들어 있다. 식당이 좁아 예약하고 가는 게 좋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9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