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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통 건강식 '꼬꼬뱅'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입력 2017/05/03 08:30
우리나라에는 전통 발효식품 간장에 닭을 졸여 만드는 ‘찜닭’이 있다. 재미있게도 프랑스에 비슷한 요리가 있다. 바로 ‘꼬꼬뱅’이다. 간장 대신 프랑스의 대표 음료인 와인으로 만드는, 프랑스식 찜닭으로 보면 된다.
꼬꼬뱅의 ‘coq’는 닭, ‘vin’은 와인이란 뜻이다.와인을 쓴다는 점에서 접하기 힘든 고급요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프랑스 대표 가정식이라 할 정도로 현지에서는 흔한 음식이다. 가격이 저렴한 와인을 사용하는 경우,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다. 꼬꼬뱅의 유래는 프랑스 국왕 헨리 4세 시절(1553~1610)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프랑스는 영국과의 긴 전쟁(백년전쟁) 때문에 부유하지 못했다. 헨리 4세는 풍족하게 먹지 못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을 위해 ‘일요일만큼은 닭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고, 재무장관 쉴리와 함께 프랑스 경제 부흥에 노력했다.
이후 정책에 따라 농업·축산업·상공업이 발달하면서 국민들의 사정도 나아졌고, 일요일마다 닭고기를 먹는 전통이 자리 잡게 됐다. 이때 꼬꼬뱅을 비롯한 각종 닭고기 요리가 만들어져 발달했다고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에서는 국물 요리를 질 낮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음식 양을 억지로 늘리려고 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완성된 꼬꼬뱅을 보면 국물이 자작하게 들어 있는데, 꼬꼬뱅만큼은 와인을 썼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요리로 간주한다.
꼬꼬뱅은 닭고기와 레드와인이 주재료다. 레드와인은 닭 한 마리당 2~3병을 쓴다. 그 외에 송이버섯, 양파, 당근, 양배추, 셀러리 같은 채소를 함께 사용하며 월계수잎, 로즈마리, 마늘, 후추, 소금, 올리브 같은 향신료를 넣기도 한다. 닭은 토막 내 깨끗이 씻는다. 넓은 그릇에 토막 낸 닭과 향신료를 넣고, 닭이 잠길 정도로 와인을 붓는다.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다음날 큰 냄비에 버터나 올리브오일을 넣고 숙성된 닭을 건져내 볶는다. 다른 냄비에는 숙성된 닭을 꺼내고 난 뒤 남은 와인을 넣고 30분가량 끓인다. 볶은 닭고기는 끓인 와인에 넣고, 채소와 함께 2~3시간 약한 불로 졸인다. 꼬꼬뱅은 오랜 시간 끓이기 때문에 크기가 큰 닭(2~3kg)을 사용하는 게 낫다. 와인의 알코올 성분은 가열하면 증발해 없어지므로 누구나 먹을 수 있다.
꼬꼬뱅이 건강 요리인 이유는 재료에 있다. 닭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단백질은 두뇌나 뼈, 세포 조직의 성장에 필수인 영양소다. 불포화지방산은 동맥경화와 심장병 예방을 돕는다. 또한 닭가슴살에는 ‘이미다졸디펩티드’라는 성분이 풍부한데,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
레드와인에는 포도에 함유된 식물영양소 ‘레스베라트롤’이 풍부하다. 2014년 <임상내분비학대사 저널>에 실린 덴마크 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레스베라트롤 성분은 남성의 척추 골밀도 증가에 도움을 준다. 매일 레스베라트롤 1000mg을 16주간 복용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척추 골밀도가 2.6% 높아졌다. 레스베라트롤은 항산화 효과가 커 당뇨망막병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을 오래 앓을 때 망막의 미세 혈관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꼬꼬뱅, 이렇게 먹어보자
간혹 백포도주나 샴페인을 넣어 만들기도 하는데, 레스베라트롤의 효능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레드와인으로 조리하는 게 낫다. 레스베라트롤은 붉은 포도의 껍질에 존재하며, 빨간색을 내는 핵심 성분이다. 백포도주나 샴페인은 주로 청포도로 만드는데, 붉은 포도로 만들게 되면 껍질은 버리고 만든다.
꼬꼬뱅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서울 청담동 ‘비스트로 드 욘트빌’
청담동에 위치한 프랑스 레스토랑이다. 점심과 저녁 모두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다. 코스에서 선택 가능한 메인 요리 중 꼬꼬뱅이 있으며, 닭 한마리가 아닌 닭다리 부위만 나온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8길 13-7
서울 이태원동 ‘꾸띠자르당’
야외 테이블이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이다. 메인 요리 중 꼬꼬뱅이 있으 며, 파스타나 라자냐 같은 음식도 판매한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