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안구건조증 가볍게 여겼다간 각막 손상… 방치하면 시력 저하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환절기 안구건조증 치료법
기름샘 이상으로 눈물 빨리 증발… 생리식염수, 기름 씻어내 더 악화
PDRN 성분 점안액, 염증 줄여

50대 주부 강모씨는 외출할 때 찬 바람을 쐬면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 평소보다 눈이 더 시렵고 이물감도 자주 느낀다. 강씨는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눈이 건조해져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 자신의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강씨는 최근 안경을 맞추기 위해 찾은 안과에서 "안구 각막에 미세한 손상이 동반된 안구건조증"이라며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시력저하까지 생길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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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은 각막에 미세 손상을 일으켜 시력저하를 유발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에서 인공눈물·안약 등을 처방 받고, 안검염 등의 원인 질환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재생 성분의 점안액도 도움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안구건조증 방치하면 시력 나빠져

안구건조증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환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구건조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4년 97만명에서 2014년 214만명으로 10년간 2배 이상으로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런데 안구건조증이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강씨처럼 단순히 눈이 건조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새얀안과 홍진표 원장은 "안구건조증을 병으로 생각하지 못해 치료하지 않다가 증상이 심각해진 후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종종 있다"며 "안구건조증은 심해지면 영구적인 시력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안구 각막은 매우 예민한 기관이다. 피부나 손톱은 머리카락에 스쳐도 상처가 나지 않지만, 각막은 미세한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의 윤활제(潤滑劑) 역할을 하는 눈물의 양이 적어지거나, 양은 정상이라도 눈물이 빨리 증발하는 상태라 눈이 건조하다. 이때 ▲눈을 비비거나 심하게 깜빡거리고 ▲먼지 등 외부 이물질과 접촉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스마트폰·PC를 오랜 시간 보면 건강한 눈에 비해 안구 각막이 더 잘 손상된다. 안구 각막에는 많은 신경세포가 분포하고 있어, 미세 손상이 생기면 눈이 시리거나 이물감이 있다고 느낀다. 미세 손상이 반복되면 상처가 깊어진다. 이렇게 되면 각막이 혼탁해지면서 시력 손상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생리 식염수 자가치료는 피해야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수돗물·생리식염수를 눈에 넣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자가치료가 될 수 있다. 자칫하면 안구건조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눈물은 얼핏 보면 물로만 이뤄진 것 같지만, 점액질과 기름 역시 눈물의 중요 성분이다. 결막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은 눈물이 안구 표면에 잘 머물게 해 주고, 죽은 세포나 이물질이 눈물에 씻겨 나가도록 돕는다. 항염 효과도 있다. 속눈썹 주변의 기름샘에서 나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들어가는 기름은 눈물 위에 얇게 분포하면서 눈물이 잘 증발되지 않도록 한다. 그런데 눈이 건조하다고 수돗물·생리식염수를 과도하게 넣으면 점액질이나 기름이 씻겨나가면서 눈물이 더 빨리 증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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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 원장은 "안구건조증 환자의 80~ 90%는 눈물 자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안검염(眼瞼炎) 등으로 기름샘이 제 기능을 하지 않아 기름 부족으로 눈물이 빨리 증발하는 경우"라며 "수돗물이나 생리식염수를 무작정 넣으면 안구건조증이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PDRN 성분 점안액, 상피세포 재생 도움



안구건조증 자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병원에서는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미세손상이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한다. 인공눈물 처방 치료를 기본으로, 증상이 심하면 스테로이드·소염제 성분의 안약이나 먹는 약을 쓴다.

안검염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이라면 안검염 치료를 병행한다. 전용 거즈로 눈거풀 주변을 닦는 치료다. 인공눈물은 수돗물·생리식염수와 달리 히알루론산·카르복시메틸셀룰로스(CMC) 성분 등이 들어 있어 눈물이 빨리 증발하지 않게 돕는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점안액으로, 연어 정액에서 뽑은 DNA 조각인 PDRN 성분이 들어간 것도 있다. PDRN 성분은 조직 재생과 염증 감소 효과가 있는데 각막의 미세손상을 치유하기도 한다. PDRN 성분 점안액은 하루 2~4회, 3개월 정도 꾸준히 사용하면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인공눈물처럼 보습·윤활 기능도 가지고 있으며 각막의 상피세포 재생을 도와 눈 불편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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