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알레르기 비염, 코막힘 심하거나 축농증 동반시 수술 고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이기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6/09/07 07:30
기후 변화 큰 9월, 환자 가장 많아… 원인 물질 회피·약물로 기본 치료
약 안 듣고 합병증 생겼다면 수술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9월은 가장 피하고 싶은 달이다. 기후 변화와 꽃가루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요인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9월이 114만6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월보다 2배나 증가한 수치로 환절기인 3월과 비교해도 30%나 높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꽃가루 같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피하는 회피요법을 기본으로 하고,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을 복용해 증상을 가라앉힌다. 이런 방법 외에 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약물이 잘 듣지 않고, 축농증 같은 합병증이 동반됐을 때 시행한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배정호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전신 질환이라 일차적으로 약물과 회피요법을 해야 하지만, 환자 10명 중 1~2명 정도는 수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코막힘 심하면, 하비갑개 절제술
알레르기 비염 수술이 효과가 있는 경우는 코막힘이 심할 때이다. 코막힘이 심하면 콧속 선반 모양의 뼈인 하비갑개〈그래픽〉 비대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하비갑개는 코로 들어오는 공기의 속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뼈이다. 뼈 위로 점막이 덮혀 있다. 하비갑개가 심하게 부풀어 오른 상태라면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이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이런 환자는 콧속에 내시경을 넣어 부은 하비갑개를 절제하거나, 고주파로 지지면 하비갑개가 줄어들면서 증상이 완화된다. 배정호 교수는 "고주파는 수술이 간단하지만 하비갑개의 뼈까지 비대해진 상황이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 경우에는 하비갑개를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 구조 이상 있을 때 수술 필요
알레르기 비염 환자 중 비중격 만곡증, 만성 부비동염 등 코의 구조적 문제가 동반됐을 때는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비중격 만곡증은 콧속 중앙에 위치한 코 사이 벽인 비중격이 휘어있는 질환이다〈그래픽〉. 만성 부비동염(축농증)은 코 주위 얼굴 뼛속에 부비동이라는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긴 경우로, 만성화되면 점막이 변성되고 코 구조까지 변화한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병원장은 "비중격 만곡증과 만성 부비동염이 있으면 코막힘·콧물 등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며 "이 때 수술을 받으면 알레르기 증상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비중격 만곡증의 경우 완전한 치료는 비중격 성형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휘어진 뼈 부분이나 연골을 절제하거나 교정술을 한다. 부비동염은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하는 데 코 안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부풀어 있는 점막을 제거하거나 고름을 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정도광 병원장은 "수술하면 코막힘 증상이 80~90%, 콧물이 50~60%, 재채기가 50% 정도 완화된다"고 말했다.
◇소아, 수술 권장 안해
하비갑개 절제술이나 고주파 수술은 보통 15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완전히 회복되려면 3주는 지나야 한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노환중 이사장은 "성장기인 아이들의 경우 수술 후 코점막이 위축되는 위축성 비염이 올 수 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수술 결과 예측이 어려운 만큼 수술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알레르기 비염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등에 코점막이 과민반응해 콧물·재채기·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