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 관절도 고장 나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뼈가 약해져 연골이 마모되면서 퇴행성관절염이 나타나기 쉽다. 그런데 대부분의 중년 여성은 이를 폐경기 후유증이나 노화 현상으로 생각해 병을 키우곤 한다. 그런데 퇴행성관절염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진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다리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1년에 비해 13% 증가한 약 3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여성 환자가 약 70%를 차지했으며 전체 여성 환자 10명 중 9명은 50대 이상 중년으로 밝혀졌다. 특히 여성 환자 수는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갈 때 약 3배가량 높아졌고, 60대가 78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70대가 71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노년기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퇴행성관절염의 발생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알아보자.
뼈와 뼈가 이어지는 부분인 관절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연골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마모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무릎, 어깨, 척추와 같은 큰 관절에 발생하고 증상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선천적으로 근육량이 적고 연골의 크기가 작아 같은 강도의 충격을 받더라도 관절에 더 큰 무리가 된다. 남성의 연골 크기는 2.5∼3mm인 반면 여성은 2∼2.5mm 크기고 관절이 쉽게 닳기 때문이다. 가사 노동을 하며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는 등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하는 것도 무릎 관절 주변 근육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체중 변화, 폐경에 따른 여성 호르몬 변화도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메디힐병원 관절척추센터 정형외과 전문의 백준호 과장은 “중년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관절염에 좋은 건강보조식품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병원 진료 대신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관절에 영양을 제공하는 건강기능식품일 뿐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며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관절이 쉽게 붓고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변할 수 있는데, 생활 속에서 다리 변형을 바로 자각하기 힘들고, 대부분 이런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병을 키우기 쉬우므로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연골이 손상되면 관절 부분에 통증이 심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무릎이 붓고 뻣뻣해진다. 걸을 때 절뚝거리는 것은 물론 무릎에서 삐걱 소리가 나며 계단을 오르내릴 때 특히 힘이 든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시기를 놓치면 연골이 완전히 손상돼 다리가 ‘O’자로 휘어 정상적인 걷기가 힘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랜 기간 좌식생활과 가사노동, 다리 꼬기 등 잘못된 자세를 많이 취한 중년 여성은 관절 안쪽 면에 마모가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무릎 안쪽으로 체중이 실려 퇴행성관절염이 촉진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만일 발목 사이가 벌어지거나 종아리뼈부터 O자형으로 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